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에코랜드 테마파크입니다.
저는 3월 8일 조금 이른 봄에 방문했습니다.
역을 테마로 각각의 구역을 걸어 갈 수 있지만, 역시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기차타는 맛이죠!
생각보다 구역간의 거리가 상당해서 기차 타고 다니는 내내 볼거리가 많습니다.
2만 평 규모의 호수 위를 걷는 에코브리지역, 말을 기를 만큼 커다란 초원이 있는 레이크사이드역, 아이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피크닉가든 역, 향기로운 라벤더, 그린티 로즈가든 역까지!
어린 아이가 없이, 대학생 아이 둘 있는 가족인데도 너무 즐거웠어요!
제주도에서 말을 본 적은 많지만, 초원에 자유롭게 풀어 놓은 말을 본 건 처음이었어요.
드넓은 초원에서 자유롭게 방목된 말과 그 사이를 더 자유롭게 다니는 사람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지독한 냄새가 나는 말똥을 밟을 수 있는 위험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곳에선 다들 웃음꽃이 넘쳐나죠.
문도지오름은 한경면 방림원 사잇길을 따라 차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명성목장에서 시작돼요.
개인 목장이라 들어가도 될까 걱정이 되었지만, 안내판에는
"본래는 사유지이지만 목장 주인분의 배려로 자유롭게 탐방이 가능하다"라고 적혀 있죠.
명성목장 앞 넓은 공터에 차를 두고 도보로 10분만 오르면 해발 260m에 자리한 문도지 오름에 도달할 수 있는데요.
사방이 탁 트여 다채로운 경관을 보여줘 기분까지 좋아지는 공간이더라고요.
이곳에 사는 말들은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할까요? 말 옆으로 살며시 다가갔는데 풀 뜯어 먹느라 정신 없더라고요.
자연에서 이렇게 말과 소통할 수 있으니 너무 좋았던 오름이었어요! 다만 실제로 말똥을 밟아버렸지만요.
코로나로 발이 묶여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던 때가 지금은 과거가 되었다.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면서 우리 학년을 시작으로 수학여행의 길이 다시 열렸다. 못 갈 수도 있던 수학여행을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냥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학창 시절 마지막 수학여행의 목적지는 제주도였다. 흔히 말하는 촌 동네에 사는 나는 비행기 타는 것이 처음이었다. 첫 비행기를 친구들과 탄다는 설렘과 여행이 주는 기대감에 중간고사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난생 처음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 갔다. 비행기 이륙 전 그 비행기의 진동은 마치 심장 박동 같았고 마음이 벅차올랐다.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에코랜드 테마파크를 갔다. 기차를 타고 가며 말이 뛰어다니는 걸 보고, 드넓은 초원 꽃 속에 들어가 사진도 찍고, 생전 처음 보는 꽃을 보고 반가워했다. 날씨는 더웠고 목은 엄청 말랐다. 하지만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여행이 주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예쁘다는 기억으로 남았다. 언젠가는 빛이 바랜다고 해도 이 기억이 가능한 오랜 시간 푸르게 남아줬으면 좋겠다. 성인이 되어 여러모로 지치고 힘들 때 이 풍경을 다시 찾으러 가고싶다. 마냥 어렸고 설렜던 푸르던 그 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