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송
어느 봄날쯤에 새 칠을 한 간판에 닿는 빛이
10월도 중반에 드는 가을날에도 여름빛처럼 적나라 하다
곁에 핀 분홍 살사리꽃 몇 송이만이 겨우 가을인가 싶겠지만
여길 보면 가을인가 싶을게다
몸으로 느껴지는 계절은 여름도 한 가운데인데
청화국화,살사리꽃은
변해지는 기후의 뜨거움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선택하여 몸을 맡긴 듯하다
여전히 시간에 부응하여 피는 저들의 흐름은
같은 시간을 흐르면서도 갈피를 못 잡는 내 가을에
몸짓을 하게 만든다
드디어 오늘이다
'별에게서 온 소녀'가 기타를 타고 날아오신다는 날..
별에게서 온 소녀는 사뿐히 내려앉자
별의 노래에 맞출 기타소리를 조율한다.
이윽고, 제주의 겨울밤을 잔잔히 아우르는 음악회의 막이 오르고..
은은히 낭송되는 꽃다운 싯구절... 나도 따라 꽃이 되고 싶더라는~
분홍옷 입은 하얀나비 한 마리
어디선가 날아와 노래의 수를 놓아주시는데..
영혼의 날갯짓과도 같이 들려지는 그녀의 노래에
내 영혼도 어디론가 나비되어 날더라는..
세 분의 조화가 너무도 아리따운 그림이라..
가운데 이화의 이름으로 빛나는 저 여인은
어쩌면 그리도 매혹의 색채로 반짝이던지..
특히나 두 눈엔 야염한 배꽃을 피우고는 말이지
별누이,
그대가 온 별은 도대체 저 하늘 어디이기에
그대는 이토록 곱게 빛나는가
그리하여
그대를 따라 수 많은 별은 또 빛나는가
그대를 보노라면..
그대의 노래를 듣노라면
어쩌면,
먼지같은 나도 별이 될 것만 같아서..
12월에 친구들과 동백꽃 보러갔다가 위미리 애기동백꽃에 물들어 진분홍빛을 두 달간 가슴에 담고 살았다. 3월이 되자마자 유채꽃에 노랗게 물들고 싶어 성산 광치기 해변으로 달려갔다. 덤으로 보리 밭에서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는줄도 모르고 껑충껑충 뛰놀고,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에서 '바람, 꽃, 바다, 제주 내음을 한아름 안고 돌아와 3월 끝자락에 함덕해변에서 친구와 동막골 소녀들이 전해주는 제주의 봄소식에 4월의 제주를 그리워하고 있다.
'애쓰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그냥 좋은 제주'
벌써부터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