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EJU

한낮에 텀벙대던 제주파도의 물놀이가 아쉽기만 하다. 가슴 두근거리는 휴양지의 밤. 어디로 향할까? 머뭇거림 없이 수목원테마파크로 발길을 옮겼다. 제주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청정파크로 우거진 한라수목원 안에 다양한 테마의 즐길 거리가 알찬 곳이다.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 하늘빛이 사라질 즈음, 숲 사이사이로 스트링라이트가 켜졌다. “이쁘다!” 이 테마파크의 미각 결정판 수목원야시장에 들어서면 키 큰 나무에 줄줄이 매달린 노란 백열등이 별빛처럼 반짝이는데 그 자체로 핫스팟이라 너나할 것 없이 핸드폰을 꺼내기 바쁘다. 만남의 힐링숲으로 들어섰음을 암시라도 하듯이 입구 땅바닥에는 열고 닫을 수 있는 노란색 철문이 설치돼 있다.    

‘치이익~’, ‘드르르륵~’ 제주 토속 간식부터 파인애플을 통째로 들고 마시는 쥬스까지. 야시장 한켠에 늘어선 20여 대의 푸드트럭이 방문객의 허기를 채워주고, 맞은편으로는 플리마켓에서 만날 수 있는 셀러들이 앙증맞은 수제 액세서리부터 간편 의상까지 선보이고 있다. 어떤 연인은 타로점 부스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아이를 동반한 가족은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물고기 잡는 게임에 빠져 재잘거린다.

맛난 별미로 호사를 누리고 이어지는 길은 LED공원길. 밤이 어둑해질수록 숲의 지형을 활용해 작가들이 스토리를 입힌 LED조각이 아름답게 발광한다. 풀숲에 토끼들이 숨어 있고, 숲을 가로지르는 유니콘도 만난다. 전화부스 옆 작은 에펠탑까지 아기자기한 오색빛깔을 내 폰에 담을 수 있는 볼거리다.

여름밤의 무더위도 만만치 않은데 이 때, 딱 어울리는 장소가 테마파크가 자랑하는 아이스뮤지엄과 VR체험관, 5D영상 관람관이다. 특히 아이스뮤지엄은 꽁꽁 얼어붙은 얼음조각이 있어 실내온도가 한겨울 뺨 칠 정도. 관람객들 대부분이 저마다 한쪽 벽에 마련된 고무튜브에 올라타 아이스 미끄럼의 짜릿함을 체험하고는 ‘오리털 입고 놀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한다. 또 이 곳 2층에 카페테리아에서는 수제 초콜릿 만들기 체험도 가능해 가족이나 연인들에게 달콤한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까지 꽉 찬 수목원 테마파크 거리에서 이 여름의 즐거움을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