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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아담한 조천 마을을 탐방하는 <영감 여행> 코스 _아날로그를 좋아하는 그대에게,
별점(별점없음)
아날로그를 좋아하나요? 일을 할 땐 어쩔 수 없이 타자를 치게 되지만, 손으로 연필을 꽉 쥐고 꾹꾹 눌러쓴 글을 더 애정하고, 그런 일에 낭만이 있다고 믿나요? 주로 노트북이나 디지털 기기로 일을 하며 핸드폰을 오래 들여다보는 그대. 요즘 영감이 떨어져 환기와 샘솟는 기운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여기 제주의 아담한 조천 마을로 아날로그 여행을 떠나보아요. 사실 진짜 영감은 아날로그에서 나오던 것을 기억합니다. 손가락, 지문으로 감촉을 느끼고 팔과 몸을 움직여 자연스럽게 풀어내던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그것을 나도 모르게 몸이 두고두고 기억하는 일. 아날로그는 깊은 곳에서 흘러나와 쉽게 휘발되지 않고 오래 남습니다. 디지털 세상에 길들여진 우리는 늘 아날로그에 목마른 상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노트북을 닫고 연필을 쥐면 술술 아이디어가 샘솟는데 말이죠! 제주에서의 여행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적은 편지처럼 오래 기억되길 바라며, 옹기종기 모여 하늘을 올려다보는 조천 마을의 야트막한 지붕 사이로 흘러나오는 아날로그 인쇄물의 종이 냄새, 전세계 연필을 수집한 연필 가게의 속닥거리는 소리, 책을 넘기고 편지를 꾹꾹 눌러쓸 수 있는 카페의 고소한 커피 향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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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를 좋아하나요? 일을 할 땐 어쩔 수 없이 타자를 치게 되지만, 손으로 연필을 꽉 쥐고 꾹꾹 눌러쓴 글을 더 애정하고, 그런 일에 낭만이 있다고 믿나요? 주로 노트북이나 디지털 기기로 일을 하며 핸드폰을 오래 들여다보는 그대. 요즘 영감이 떨어져 환기와 샘솟는 기운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여기 제주의 아담한 조천 마을로 아날로그 여행을 떠나보아요. 사실 진짜 영감은 아날로그에서 나오던 것을 기억합니다. 손가락, 지문으로 감촉을 느끼고 팔과 몸을 움직여 자연스럽게 풀어내던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그것을 나도 모르게 몸이 두고두고 기억하는 일. 아날로그는 깊은 곳에서 흘러나와 쉽게 휘발되지 않고 오래 남습니다. 디지털 세상에 길들여진 우리는 늘 아날로그에 목마른 상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노트북을 닫고 연필을 쥐면 술술 아이디어가 샘솟는데 말이죠! 제주에서의 여행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적은 편지처럼 오래 기억되길 바라며, 옹기종기 모여 하늘을 올려다보는 조천 마을의 야트막한 지붕 사이로 흘러나오는 아날로그 인쇄물의 종이 냄새, 전 세계 연필을 수집한 연필 가게의 속닥거리는 소리, 책을 넘기고 편지를 꾹꾹 눌러쓸 수 있는 카페의 고소한 커피 향을 보내드립니다.
제주관광 콘텐츠 크리에이터 서포터즈 오수현
(@suhyunfromsu)
진한 형광색 포스터, 무언가 독특한 감성의 인쇄물. 일반 프린터기로 뽑아낼 수 없는 눈부신 색감의 엽서나 종이를 보셨다면, ‘리소그래피’ 인쇄물일 확률이 높습니다. 디지털 출력이 아닌 그림 도안에 맞는 단 하나의 틀을 제작하여 아날로그 인쇄로 탄생하는 리소그래피는 출력물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들, 살짝 어긋난 프린팅이 개성이자 매력이 됩니다. “그것 참 개성 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특별한 인쇄물(엽서와 포스터, 책)을 전시하는 제주 조천의 북카페, <페이퍼룸>입니다. 영감이 샘솟는 제주 아날로그 여행의 시작점으로 출발해 볼까요?




제주 조천읍의 <페이퍼룸>은 제주도 내 유일한 리소그래피 인쇄소입니다. 리소그래피는 그림이나 글자를 인쇄하는 방식 중의 하나인데요, 일반 디지털 인쇄기처럼 ‘압축(press)’하는 방법이 아니라 도안에 맞는 하나뿐인 인쇄 틀을 제작하여 작은 구멍을 통해 잉크를 흘려보내는 기법을 사용합니다. 실크스크린과 유사하지요? 만약 리소그래피로 인쇄할 도안에 3가지의 색을 사용한다면, 3개의 리소그래피 틀을 제작하고 일일이 색을 찍어내어 3번의 인쇄를 거쳐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쇄를 아날로그 인쇄라고 합니다.
압축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인쇄보다 종이의 질감을 잘 살릴 수 있고, 인쇄 과정에서의 전기 소모량이 줄어들 뿐 아니라, 석유 화합물이 아닌 쌀겨기름을 사용한 잉크를 사용하여 환경 오염의 정도가 일반 인쇄보다 적습니다.
이 리소그래피 잉크는 일반 CMYK 색감을 극복한 특유의 독특한 형광색 잉크로도 유명한데요, 멀리서도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고 아날로그 인쇄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같은 도안이어도 출력물마다 미묘하게 다른 모양과 느낌을 즐길 수 있어요.
저는 리소그래피 인쇄물을 보면 ‘참 독특하고, 뻔한 것을 죽어도 하지 않으려는’ 예술가 정신이 느껴져요. :) 어쩌면 아날로그는 ‘개성’을 의미하고, 일일이 한 장 한 장 다른 매력을 주는 것 아닐까요? 조금 번거롭고 오래 걸리더라도 그만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니,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매력이 배가 됩니다. 제주의 조천 마을에는 이 예술가 정신을 유지하려는 인쇄소이자 카페이자 책방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페이퍼룸>에 들어서면 독특한 리소그래피 인쇄물들과 크지 않은 카페 제조 공간이 보입니다. 그 맞은편으로는 인쇄 공간도 있는데요. 작지만 무한한 새로운 세계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어요!
카페 메뉴와 음료의 맛도 통통 튀는 매력이 가득했습니다.
사장님께 리소그래피 인쇄에 대해 질문을 드리니, <페이퍼룸>이 사용하는 리소그래피 잉크 색상표를 친절히 보여주시며 꼼꼼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하트가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쨍한 분홍색부터 오묘히 눈부신 오렌지색, 은은하고 고급스럽게 광을 내는 금색까지. 제주는 리소그래피처럼 특별한 인쇄 작업을 하기에 운송 등의 한계가 많은 지역이지만, 잉크를 외국에서 직접 공수하여 리소그래피의 진수를 제주에 알리고 계신 사장님이셨습니다.



<페이퍼룸>은 리소그래피 인쇄물이 이곳저곳에 부착되어 있어서 리소그래피의 매력을 두 눈으로 생생히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2층으로 올라가면 이 시각적인 효과가 최대가 된답니다! 2층을 올라갔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탄! 정말 흔하게 보기 어려운 리소그래피 엽서, 책, 포스터, 인쇄물들이 이곳 <페이퍼룸> 쇼룸에 한데 모여 있었습니다. 이 인쇄물들은 <페이퍼룸>을 통해 구매도 가능합니다.




저도 대학에 다닐 때 리소그래피와 실크스크린과 같은 아날로그 인쇄를 해 본 경험이 있는데요, 특히 리소그래피는 각각의 색을 분리해서 판을 제작하기 위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인쇄를 하며 조금씩 어긋나는 부분이 생겨 일반 인쇄보다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인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수고로움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도 리소그래피를 기억하고 있고, 그 과정의 순간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반면 편리하고 빠른 디지털 인쇄는 숱하게 경험했지만 딱 하나의 기억만 뽑아보라고 한다면 막상 떠오르는 기억이 없습니다. 너무 편리하게 만만히 사용했기 때문이겠죠.
우리에게 소중한 기억은 어떻게 기억되어야 할까요? 리소그래피처럼 오래 걸리더라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내 곁에 머무르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빠르고 편리해서 쉽게 휘발되고 사라져도 사라진 줄 모르는 그런 것보다는 저는 아직, 아날로그가 더 좋습니다.




▶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237,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 월~토요일 10:00-17:00, 임시휴무가 생길 수 있으니 방문 전 인스타그램 홈페이지 @paper.room.is를 확인해주세요.
조천 <페이퍼룸>에서 나와 한 블록만 잠시 걸으면 곧 다다르는 <피터펜슬>. 간판에서도 느껴지듯 연필에 대한 사랑으로 전 세계 연필을 수집하고 판매하는 <피터펜슬>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포슬포슬한 연필 냄새가 가득 풍깁니다. 마치 제주 조천 마을에 조그맣게 구현된 ‘연필 이케아 ver’ 같은 이곳. 짧고 길고 크고 작은 가지각색의 연필이 조그맣게 서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성스러운 고민 끝에 만나,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의 세월을 함께할 수 있는 연필. 노트북 타자를 치는 것보다 더 애틋한 기록의 방식, 볼펜보다 더 조심스럽고 배려심 있는 친구, 연필.
제주 <피터펜슬>에서 나만의 반려 연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연필을 쥐면 술술, 영감의 세계로 날아가듯 떠날 수 있을 거예요. 피터팬처럼!




연필 가게라니! 말만 들어도 사랑스럽지 않나요? <피터펜슬>은 연필을 닮은 우드톤으로 포슬포슬한 분위기의 잔잔한 연필 가게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연필 냄새가 가득해서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많이 잊고 살았던 냄새입니다. 연필은 깎아 쓰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들고 다니기 거추장스럽다는 사소한 불평으로 어른이 된 우리 곁에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연필로 꾹꾹 눌러쓰는 글씨는 컴퓨터 화면의 깜빡이는 커서 옆 올곧은 글자와는 다른 정감을 갖고 있는데 말이죠. 사랑도 연필로 써야 하는데 말이죠!*
*1983년에 발매된 전영록의 노래,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라는 귀여운 가사가 있다.




마치 제주의 작은 이케아(연필 버전) 같았던 <피터펜슬>. 작은 전시장 같으면서도 빼곡하고 진열되어 있는 연필들은 위풍당당했습니다. 이곳은 연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 그리고 연필에 대한 애정, 은은하고 광적인(?) 사랑이 느껴지는 공간이에요.
어렸을 때 ‘요술연필 페니’라는 동화책 시리즈를 너무 재밌게 읽고 필통 속 연필들에게 한 자루 한 자루 성격과 이름을 붙여주며 몹시 애틋해했던 기억이 남아있어서인지, <피터펜슬>에 진열된 연필들도 마치 연필 ‘페니’처럼 옆 친구 연필과 속닥이며 미래의 주인을 점쳐보며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후후.
연필 좀 만든다, 하는 나라들에서 온 연필들. 가지각색의 연필들. 목수용 연필, 제도용, 디자인용, 스케치용, 필기용... 다 같은 연필이 아니라 길이도 굵기도 색감도 쓰임새도 다 다른 연필 한 자루 한 자루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피터펜슬> 가게 내부의 무르익은 분위기도 한껏 즐겨보았습니다.



연필 뿐 아니라 지우개, 엽서와 같은 문구류도 독특한 생김새로 요모조모 앉아있는데요. 특히 <피터펜슬>에서 자체 제작한 제주 현무암 지우개가 눈에 띕니다. 또, 연필 모양의 지우개, 알록달록한 연필깎이... 연필을 사면 연필깎이도 사야 하고, 지우개도 사야 하지 않을까요? ㅎㅎ 돈 쓸 생각에 신이 나서 여기저기 기웃거렸습니다. 돈 버는 건 힘들지만 쓰는 건 너무 재밌잖아요 ^^






또, <피터펜슬>은 연필에 과몰입하게 만드는 장치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여러 연필로 쓴 글씨와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피터펜슬>은 연필 가게 겸 화방! <피터펜슬>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그림 교실이 있고 연필을 구매하면 직접 그린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로 싸주시는 만큼, 가게 내부에도 연필로 그린 멋진 그림이 많습니다. 우와, 하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
저도 이 연필을 사면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요? : ) 연필을 갖고 있는 것과 그림 실력은 별개이겠지만, 저도 <피터펜슬>을 따라 손 글씨도 마구 적고 손 그림, 스케치도 슥슥 그리는 취미를 가져보고 싶어졌어요! 모든 필기구를 연필로 바꿀 순 없겠지만, 한 자루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내 맘에 쏙 드는 반려 연필 한 자루! 몽당이 될 때까지 오래오래 써볼 요량입니다.



실제로 <피터펜슬>에 다녀온 뒤, 오랜만에 필통을 구입했습니다. 학창 시절을 졸업하고 일을 하기 시작하며 연필을 잘 쓰지 않았지요. 핸드폰, 노트북으로 기록하는 일에 익숙해져서 종종 펜을 들고 다녀도 필통이 아닌 가방 어딘가에 쏙쏙 넣고 다니면 그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연필을 좀 써볼까 합니다. 그래서 조그마한 연필깎이와 연필, 다른 필기구를 한데 모아 들고 다닐 수 있는 필통을 마련한 것입니다.
연필에는, 아날로그에는 낭만이 있으니까요.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로 금방 휘발되지 않고 꾹꾹 눌러 적혀서 오래오래 남아있는 그런 매력이 있으니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클래식 이즈 베스트(Classic is the best)! 오늘은 내 반려 연필로 적은 손 편지를 친구에게 전해볼까요?
#피터펜슬 #제주피터펜슬 #조천피터펜슬 #조천연필가게 #제주시연필가게
#비짓제주 #제주관광서포터즈
▶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249, 매주 수&일요일 정기휴무
▶ 월,화,목,금,토 11:00-17:00, 임시 휴무가 생길 수 있으니 인스타그램 @peterpencil_jeju를 미리 확인해주세요.
필자와 함께 떠나는 ‘제주 조천 영감 여행’의 막바지입니다. 영감을 찾아 떠나는 아날로그 여행 어떠셨나요? <페이퍼룸>과 <피터펜슬>에서 엽서와 공책, 연필과 필기구를 샀다면...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시며 연필을 쓰고 종이를 넘기며 짧은 여행을 마무리해보는 건 어떠세요? 지금의 소중한 추억이 날아가 버리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종이에 붙잡아 꾹꾹 눌러보아요. 그럼 오래도록 생생히, 소중히 기억할 수 있을 거예요. <무우수 커피 로스터스>에는 고소한 드립 커피 향과 <작은방>이라는 카페에서는 빵과 책 냄새가 한데 뒤섞여 폴폴 풍겨온답니다. 제주도민에게도 몹시 유명한 카페들이니 조천에 온 김에 한 번 방문해 보세요! : )




제주시 조천 마을은 지붕도 야트막하고 건물들이 아담히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피터펜슬>에서 3분만 걸으면 카페에 도착합니다. 바로 <무우수 커피 로스터스>라는 드립 커피 맛집. 창문으로만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입구를 거쳐, 색감이 단정하고 아름다운 내부로 들어서니 순간 풍기는 커피 향에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동행인도 솔깃해합니다. (디카페인 메뉴도 있으니 참고!) 좌석이 엄청 많은 카페는 아니지만, 큰 창을 배경 삼아 고즈넉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깔끔하면서 풍부한 향의 드립(필터) 커피로 유명한 <무우수 커피 로스터스>. 때문에 원두만 따로 팔기도 하고, 이 원두가 호평이 자자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조천읍은 마을 자체가 조용하고 나직한 느낌이 있어, 카페 <무우수 커피 로스터스> 또한 고요히 머물기 좋습니다. 창 너머로는 소박한 마을 돌담길과 하늘이 보이고, 커피와 책상은 무언가를 읽거나 필기하기에 몹시 좋은 조력자가 되어주지요. 개인적으로, 조천 영감 여행을 마무리하며 너무 맛있는 커피를 마시니까 정신이 맑아지며 깔끔히 정리되는 기분을 느꼈어요. 밖을 돌아다니며 다소 분주해진 마음을 다잡고, 말끔히 단정하듯 정신과 마음을 정리하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죠!
어쩌면 영감이란 것은 이렇게 덜어내고 말끔하게 정리할 때 샘솟기도 하는 것인가 봅니다. <페이퍼룸>과 <피터펜슬>처럼 영감을 꽉꽉 채워 넣어주는 곳이 있다면, <무우수 커피 로스터스>처럼 가볍고 시원하게 씻겨주는 방식으로 영감을 샘솟게 하는 곳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끝내기엔 살짝 아쉬워, 근처 카페를 한 곳 더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아까의 조천 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카페 <작은방>입니다. <무우수 커피 로스터스>가 깔끔하고 맑은 드립 커피향이었다면, <작은방>은 고소하고 달콤한 빵 굽는 냄새가 나는 폭닥폭닥한 작은 카페입니다. 책 향기, 원탁 나무의 향기 같기도 한 그 고소함.



아날로그 감성과 잘 어울리는 <작은방>은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간 한구석에 좋은 책들을 비치해 두었습니다. 마치 카페 주인장의 취향이 담긴 컬렉션을 어깨 너머로 구경하는 느낌입니다. 코끝을 자극했던 디저트와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음미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종이의 질감, 핸드폰이 없어도 오감이 만족스러운 이 순간. 이것은 아날로그의 매력이자 힘입니다. 빠른 것은 아무것도 없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 의도나 계획하지 않은 이 시간에 문득 자유로워지는 마음을 발견합니다. 또 마음이 자유로워지니 재밌는 생각,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여행까지 가서 왜 한가로이 책을 읽느냐고 한다면... 여행이야말로 비생산적인 활동이며 비생산적인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행 중에 읽는 책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여행을 책 사이에 끼워 간직할 수 있도록, 붙잡아 기록해 줍니다. 아날로그는 지워지지 않고 그대 곁에 든든한 힘이 되어줄 겁니다. 당신 내면에 숨겨져 있던 ‘진짜 나’의 진실한 영감을 발견하는 등불이 되어줄 겁니다.



#무우수카페로스터스 #카페작은방 #조천카페 #신촌카페 #제주시바다근처카페 #비짓제주 #제주관광서포터즈
▶ 무우수 커피 로스터스: 제주시 조천읍 조천11길 22-2, 매일 8시~18시
▶ 작은방 :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73(2층), 10시~18시 (월 휴무일은 지도어플에서 확인해주세요.)

- 유의사항
- ※ 위 정보는 2024-09-26 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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