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EJU

퇴근 후 지인과 간단히 술 한잔을 하기로 했다. 음악도 곁들여지면 좋을 듯해 분위기 좋은 바를 찾았다. 그런데 이곳의 컨셉이 매우 독특하다. 말을 하면 안 되는 컨셉이다. 그래서 더욱 가고 싶어졌다. 제주시 일도동에 있는 ‘탑동골목’이 그곳이다. 이곳은 아무 방해 받지 않고 오로지 음악과 술 그리고 나에게 집중 할 수 있는 곳이다. 음악감상이 중점이기 때문에 같이 온 일행과 대화하기는 어렵다. 음악감상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 안 되도록 대화를 자제해 달라고 안내한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단체로 이곳을 방문하더라도, 일단 말을 할 수 없으므로 크게 상관없다.

주차는 매장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근처 갓길에 주차할 공간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은 참고하자. 탑동골목은 외관도 특이하다. 간판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어 멀리서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좌석은 스크린 정면 리클라이너, 고독한 리클라이너, 스피커 옆 소파, 대화 불가능한 소파 등이 있다. 원하는 좌석에 앉고 싶다면 네이버로 미리 예약할 것을 추천한다. 타임당 2시간 이용할 수 있다. 예약금은 2만 원이고, 차액은 환불되지 않으니 금액 모두 사용하고 가야 한다.

이곳은 외부음식 반입금지이므로 방문 전 배를 채우고 올 것을 권한다. 카페처럼 디저트나 논 알코올음료가 다양하지 않다. 일반 술집처럼 안주는 많지 않지만, 위스키는 많으므로 식사는 미리 하고 가는 게 좋다.

큰소리로 신청곡을 틀어준다. 원하는 음악이나 영상을 120인치 스크린으로 장르 상관없이 틀어준다. 최고급 리클라이너 소파에 앉아 음질 좋은 Hi-Fi 시스템으로 원하는 음악을 듣고, 다양한 위스키를 즐겨볼 수 있다. 말을 하면 안 되는 컨셉인 만큼, 듣고 싶은 음악과 주문 모두 카톡으로 가능하다. 그런데 노래를 신청할 때 유튜브 링크만 받는다. 우선 처음 신청할 때 2곡만 하면 되고, 다른 손님들의 신청곡과 번갈아 가며 순서대로 틀어준다. 다른 손님들은 어떤 노래를 신청했을지도 궁금하고, 그 곡 중 내가 좋아하는 게 나온다면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메뉴로는 제주 하이볼(서귀포 남원읍 신례리의 이름을 딴 100% 제주산 감귤 증류주), 골목 선셋, 골목 모히또, 탑동바당(시그니처 칵테일) 등이 있다. 논 알코올도 있고, 다양한 와인도 준비돼있다. 취향껏 다양하게 고르는 맛이 있다.

말 그대로 골목에 있는 자그마한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에 이곳이 제격임을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해준다. 방문 후에는 그날의 플레이리스트라는 제목으로 신청곡들을 받아볼 수 있다. 이날의 신청곡들을 회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제법 괜찮다.

참고로, 네이버 알림 받기를 할 경우 5% 할인 쿠폰이 제공되니 미리 다운받고 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