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EJU

대중교통이나 길가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고 퇴근 후 OTT 서비스로 영화 한 편을 보는 등, 이토록 예술은 우리 가까이에 있지만 어쩐지 멀게만 느껴진다. 아무리 좋은 전시가 열린다고 해도 쉬는 날에 짬을 내서 몸을 움직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제주 전역에 마치 꽃밭이 만개하듯, 여기저기서 터지는 불꽃놀이 마냥 예술이 우리 곁에 일상으로 속속들이 들어온다. 

호리호리한 야자수가 빽빽이 심겨 있고, 곱고 푸른 잔디밭과 실내 수영장과 야외 수영장이 연결된 가든풀이 인상적인 그랜드 조선 제주에 들어서면 층고가 높은 아치형의 복도에 압도된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자체 브랜드인 럭셔리 리조트형 호텔이다.

서울을 기반으로 한 플라워 브랜드 그로브(Grove)에서 탄생한 사랑스러운 몬스터 그로브몬(GROVEmon) 조형물이 호텔 여러 곳에 숨어 있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귀여운 외모 때문에 겉보기에 보송보송한 털실로 만들어진 것 같지만, 플라워 브랜드의 정체성에 맞게 식물의 섬유질 소재와 꽃, 줄기를 더해 완성되었다.

신관 6층, 힐 스위트관에 위치한 헤븐리 라운지에서는 사진작가 안웅철의 사진전을 만나볼 수 있다. 바다를 렌즈에 담은 사진전, <What sways is your mind, not the sea(흔들리는 것은 바다가 아니고 너의 마음이야)>의 몇 작품들은 2미터가 넘는 대작이다. 이번에 특별히 한지에 프린트한 작품들은 추상적인 이미지가 한껏 증폭된 느낌이라고 한다. 눈앞에서 생동하는 바다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국인 중에서 유일하게 세계적인 독일음반사 ECM RECORDS의 커버 아티스트인 그의 앨범 아트웍도 전시되어 감상이 가능하다. 공간에 비치 되어 있는 음료를 마시며 안웅철 사진가가 직접 큐레이션한 음악과 함께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여유를 누려보면 어떨까?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로72번길 60 그랜드 조선 제주

▶문의 :  064-738-6600

▶운영시간 : 신관 헤븐리라운지 11시~6시, 본관 상시운영

수제버거 맛집으로 이름난 애월의 하우투플레이는 옛 냉장창고를 재생해서 공간을 만들었다. 가장 먼저 렉서스 코리아와 아티스트 샘바이펜(김세동)이 협업한 아트웍이 눈에 띈다. 6월에 론칭한 렉서스의 전기차 모델 RZ450e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들, 바람에 나부끼는 형상을 표현한 듯이 물결 모양으로 요동치는 화려한 레이싱 깃발 그래픽과 목적지로 향하는 지도 위 핀포인트를 모티브로 만든 로봇 캐릭터, 그리고 “렉서스 드라이브 스루” 라고 적힌 키치한 타이포가 매력적이다.

하우투플레이의 유리 온실에서는 스페인의 사진가 요시고(Yosigo)의 감각적인 사진이 돋보이고 온실 속 식물들이 요시고의 사진과 조화를 이룬다. 평범한 풍경과 장소를 특별한 시각으로 볼 수 있게 작업하는 그의 작품을 보다 보면 사진에 있어서 빛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의 인기 작품과 미공개 신작까지 볼 수 있는 기회다.

해체주의 아티스트 윤경덕은 K-POP 아티스트 샤이니(SHINee)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샤이니의 유려한 몸과 날렵한 춤동작을 치타에 비유한 치타 시리즈 오브제 작품을 선보인다. 

▶주소 : 제주 제주시 애월읍 일주서로 6935

▶문의 : 064-747-7346

▶운영시간 : 수~월, 11시~8시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월정리 해수욕장에서 차로 5분 이내 거리, 행원해변(코난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레이오버. 레이오버의 이름은 경유지에 머무는 잠깐의 시간을 의미한다. 카페 겉모습은 까맣게 칠해진 외벽과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뚫려 있는 통유리창, 층고가 높은 입구로 향하는 멋들어진 복도는 사뭇 무심하지만, 카페에서 쉬어가는 잠깐의 휴식이 즐겁게 남기를 바라는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는 공간이다. 탁 트여 있는 실내의 2층으로 향하면 눈 앞에 월정리 특유의 에메랄드 오션뷰가 쏟아지듯 펼쳐진다.

레이오버에서는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샤 폴레와 모델 겸 사진가 스테파니 미초바의 전시가 열린다.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사샤 폴레(Sascha Pohle)의 작품 <폴리사이렌의 노래>는 제주 바다에 버려진 스티로폼 부표를 활용해서 만들어졌다. 둥글고 네모난 형태의 조형물 윗면에 환한 불빛이 번지고, 그 위는 검고 투명한 유리 조형물이 자리한다. 이 유리 조형물들의 질감은 카페 레이오버 근처 해변의 바위 표면을 표현하고, 형태는 바위 주변에서 수집한 스티로폼 조각에서 따왔다.

스테파니 미초바(Stefanie Michova)의 사진들은 카페 내부 인테리어와 어울리게 검은 테두리의 액자에 전시되어 있고,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식물의 모습을 울트라 매크로 렌즈로 포착했다. 카페 내부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와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이 미디어 아트를 연상시키는 레이오버로 짧은 여행 같은 휴식을 떠나봐도 좋겠다.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648

▶문의 : 0507-1357-8491

▶운영시간 : 매일 10시 30분~저녁 8시 (화요일 휴무)

전 세계에서 1,500억벌의 옷이 만들어지지만 그 중에서 300억벌은 팔리지도 않고 버려진다고 한다. 1초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옷이 버려지고 있다고. 코오롱스포츠 솟솟리버스는 친환경 프로젝트로 팔리지 않은 재고를 수거해 업사이클링 상품으로 재탄생시킨다. 코오롱스포츠는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재사용하는 것을 지향한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오래 쓸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옷이 버려지는 일을 줄이는 데 일조한다. 재고와 버려지는 것들을 새롭게 재탄생 시키는 코오롱스포츠 솟솟 리버스 제주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전시가 열린다.  

백은하 작가는 말린 꽃을 그림 재료로 오랫동안 사용했지만 지금은 재료의 한계에서 벗어났다. 자연 염료나 과육을 포함한 색이 있는 모든 재료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어 놓는다. <달에서 숲으로>는 세상을 구경만 하던 작가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 어우러지고 싶은 마음을 상징한다.

▶주소 : 제주 제주시 탑동로 13 1~3층

▶문의 : 064-723-8491

▶운영시간 : 매일 11시~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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