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EJU

생각의 틈을 심어주는 세화리 동네책방

제주풀무질은 사계절 아름다운 바다와 오름을 품은 세화리에 자리 잡은 동네책방이다. 바다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한적한 마을 어귀에 있어 조용히 책을 감상하기 알맞은 분위기다. 옛 제주 돌집의 원형은 그대로 남기고, 내부를 책방으로 다시 리모델링하였다. 책방의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2,500여 권의 장서와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옥을 개조한 만큼 공간 내부에서 제주의 감성이 듬뿍 묻어난다. 하얀 벽면에는 책방 주인이 직접 고른 시구가 눈에 띈다.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뒤에야/마지막 강이 더럽혀진 뒤에야/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우리들은 깨닫게 되리라/사람이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글에 담긴 것처럼 책방지기는 제주의 자연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며 관련된 책을 큐레이션 하여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선보이고자 노력한다.

이곳은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앞에 있는 동명의 서점에서 이름을 딴 책방으로, 책방지기가 26년 동안 몸담았던 서점의 이름과 같다. 제주로 이주해 육지에서 운영하던 경험을 살려 ‘인문사회과학 책방’을 꾸려내고 있다. 또, 도민과 여행객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책읽기모임을 운영해 함께 독서하고, 생각할 기회를 가진다. 대형서점에서 느낄 수 없는 소규모 동네책방의 매력을 오롯이 느끼고 싶을 때 방문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