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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기증하거나 누군가가 가져다 놓은 책을 볼 수 있는 무인책방
괄호는 조천읍 신촌리 마을에 있는 작은 무인 책방이다. 마을 골목길 사이에 자리를 잡아 자칫 찾기 어려울 수 있는 곳이다. 녹슨 초록지붕의 가정집 건물을 찾아가면 편리하다. 문 아래에 달린 자물쇠 비밀번호는 주기적으로 변경돼, 괄호의 SNS 계정에 업로드되는 정보를 찾아보고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많은 사람이 찾지 않아 서점은 대체로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이다.
무인책방 괄호의 신념은 ‘서로의 헌책을 읽어내리는 일만으로도 만들어지는 관계가 있다고 믿는 것. 책을 사고파는 일반 서점과 달리 내가 가진 헌책을 기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마치 다락방처럼 꾸며진 방명록과 테이블이 놓여진 공간이다. 괄호를 방문하며 남긴 손님들의 메모들과 손글씨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며, 모든 메모가 산발적으로 걸려 있어 전시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냉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이지만, 많은 사람이 여길 찾는 이유는 괄호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괄호의 운영자는 책을 매개로 사람의 관계가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여 책방의 모든 책은 밑줄, 메모와 같은 흔적이 있으며, 진열된 책을 꺼내어 흔적을 남겨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들려주고 싶은 노래 리스트, 일문일답, 일기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 서로 소통하기도 한다. 한편에는 턴테이블도 마련되어 음악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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