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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제주를 만나다 <한라산 눈꽃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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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탐방로에 뒤덮은 새하얀 눈이 계절이 깊어졌음을 알린다. 뽀드득뽀드득, 사부작사부작, 조심스레 한 발자씩 내딛다 보면 멋스러운 기암절벽과 설원을 시원하게 내달리는 까마귀, 하얀 눈이 내려앉은 고상한 자태의 크리스마스트리 구상나무 등을 마주할 수 있다. 새하얀 눈 사이로 드러나는 제주의 오랜 풍경을 거닐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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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제주를 만나다<한라산 눈꽃여행>
한라산 탐방로에 뒤덮은 새하얀 눈이 계절이 깊어졌음을 알린다. 뽀드득뽀드득, 사부작사부작, 조심스레 한 발자씩 내딛다 보면 멋스러운 기암절벽과 설원을 시원하게 내달리는 까마귀, 하얀 눈이 내려앉은 고상한 자태의 크리스마스트리 구상나무 등을 마주할 수 있다. 새하얀 눈 사이로 드러나는 제주의 오랜 풍경을 거닐어 보자.
한라산은 계절이 추울수록, 많은 눈이 내릴수록 아름다움이 깊어진다. 두툼하게 쌓인 눈과 나뭇가지를 끌어안은 상고대,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눈밭은 순백의 풍광을 선사한다.

한라산 코스는 현재 총 7개로 운영된다. 이중 성판악탐방로와 관음사탐방로는 정상인 백록담에 이를 수 있고, 어리목탐방로와 영실탐방로는 백록담보다 낮은 윗세오름대피소와 남벽분기점에 닿는다. 영실코스는 남벽분기점까지 약 5.8km이며, 대부분의 지형은 평탄하나 영실분화구 능선은 가파른 편이라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다.


눈이 성인 무르팍까지 차오를 정도로 쌓인 시기에는 탐방로 폭이 좁아지고, 난간의 구분이 어려우니 한발 한발 조심스레 내디뎌야 한다.


영실코스는 탁 트인 산줄기와 가운데를 깎아지른 웅장한 기암절벽, 병풍바위가 늘어서 있어 구간마다 입체감 넘치는 풍광을 선사한다. 특히 기암절벽인 영실기암은 영주십경에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영실기암은 전설에 따라 ‘오백장군’, ‘오백나한’이라고도 부르는데, 뾰족뾰족 솟은 봉우리는 이곳의 돌이 된 499명의 형제를 뜻한다. 영실기암에 내려앉은 눈 위로 어스름한 안개가 지는 풍경은 마치 살아 숨 쉬는 수묵화 같다. 가히 ‘신령의 방’이라는 뜻의 영실다운 모습이다. 뒤를 돌아 시선을 아래로 두면 크고 작은 오름이 점점이 놓여 있어 황홀함이 더해진다.


작은 돌이 서 있는 밭이라는 뜻의 ‘선작지왓’은 영실기암 상부에서 윗세오름에 이르는 평원지대로 눈 덮인 설원을 산책할 수 있다.

한라산에는 유독 까마귀가 많다. 큰부리까마귀로 1천여 마리가 서식한다. 한라산에 자주 오르는 등산객들은 까마귀를 ‘윌슨’이라 부른다. 윗세오름 등지에서 수십 마리씩 무리 지어 생활하며 먹이를 찾아 등산객들 주변을 서성인다.

사람이 먹다 버린 음식을 주워 먹거나 열린 가방을 부리로 쪼아 스스로 찾아 먹기도 하는 등 잡식성을 지닌 영리한 동물이다. 소형 포유류인 족제비, 오소리, 노루 등도 있다.


쌓인 눈 위로 작고 둥그스름한 발자국에서 노루를 유추할 수 있고, 윗세오름이나 백록담 나무 데크 아래에서 분주히 오가는 오소리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다.

해발고도 1,500m를 지나면 낯익은 나무가 곳곳에 보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크리마스트리, 바로 구상나무다. 구상나무의 고향은 한라산이다. 지리산과 덕유산 등에도 분포해있으며, 한라산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구상나무 숲을 이루고 있다. 한국에서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어떻게 서양의 성탄절에 초대됐을까?

구상나무를 최초로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사람은 홍로성당에 부임한 에밀 타케 신부다. 그는 1908년 한라산 해발 600m 지점에서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를 최초로 밝혔고, 1911년 일본에 있는 포리 신부로부터 제주 최초의 개량종 온주귤나무를 들여오는 등 제주 식물 채집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구상나무는 1907년 일본의 한 성당에 부임한 포리 신부와 함께 한라산 해발고도 1,400m 지점에서 발견했다. 당시 학계에서는 구상나무를 전나무 속 분비나무의 일종이라 여겼는데, 1920년 미국인 식물학자 윌슨이 신종임을 밝혀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한라산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된 자원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는 기후온난화와 집중호우, 강풍 등 수분 스트레스로 집단 고사하며 처참하게 쓰러져 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구상나무는 뿌리를 깊게 박지 않고, 옆으로 뻗는 습성이 있는데, 집중호우와 강풍에 쉬이 넘어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위에 세 오름이 줄지어 있다고 해서 ‘윗세오름’이라 이름한다. 윗세오름 휴게소와 백록담 사이에 놓인 ‘붉은오름’, 휴게소와 영실코스 방향에 있는 ‘누운오름’, 민오름과 백록담 동남벽을 내려다보는 전망대인 ‘족은오름’이 그것이다.

백록담까지 닿지는 못하나 음푹 팬 백록담 분화구의 동벽과 남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발고도 1,700m에 위치했는데, 겨울이면 청명한 눈동산을 내어준다.


① 일찍 움직이는 자가 탐방로 입구 주차장을 얻는다
영실코스 주차장은 총 2곳이며, 아래에 있는 영실매표소 주차장에서 위에 있는 탐방로 입구까지 거리는 2.5km이며 도보로 약 40분이 소요된다. 주차 공간이 협소해 탐방로 입구 주차장은 이른 아침이면 만차되기 일쑤다. 자차로 움직일 경우 산행 시간과 체력 안배를 계획해 움직이는 것이 좋다.
② 겨울철 한라산 동반자 아이젠
아이젠은 빙판길과 다져진 눈, 바위가 혼합된 지형에서 착용하는 체인형 도보 도구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많은 눈이 내린 겨울철, 아이젠 등의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산행을 불허하니 반드시 준비하자.
③ 한라산 영실코스 정보
- 구성: 영실휴게소→영실계곡→병풍바위정상→윗세오름대피소→남벽분기점
- 매점: 영실 휴게소(간단한 먹거리 포함 식수, 아이젠 등 등산용품 구입 가능)
- 화장실 : 영실관리사무소, 영실휴게소, 윗세오름대피소
- 교통: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방면(1100도로) 시외버스 240번 이용(50분)

*제주버스정보시스템 이용 http://bus.jeju.go.kr
*영실매표소 하차 후 영실 등산로 입구까지 도보 40분 소요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도순동 산1(한라산 영실입구 주차장)
• 문의 : 064-713-9950~1(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064-747-9950(영실지소)
- 유의사항
- ※ 위 정보는 2023-01-17 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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