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음식을 기반으로 모던한 제주식 파인 다이닝을 선보인 레스토랑 ‘차롱’의 임서형 셰프가 가족과 함께 두 번째 식공간을 차렸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할머니에게 들었던 식재료와 조리법 등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밥을 짓는다.
쌀이 귀했던 제주에서는 배를 불리기 위해 보리와 차조를 솥에 넣고, 감자와 고구마 같은 밭작물이나 제철 해산물 등을 부재료로 썼다. 투철한 조냥(절약) 정신으로 적(산적)이나 생선 요리를 할 때도 밥솥에 한데 넣고 쪘다. 이곳에선 낱알 상태의 쌀과 잡곡 위에 부재료를 얹어 찌기에 풍미가 깊다. 솥밥이 완성되기까지 약 15분이 소요되며, 음식은 코스처럼 나온다.
‘괴기반’을 재해석한 찬 수육 샐러드가 애피타이저로 나오고, 메밀전과 쌈 채소, 담백하고 쫀득한 흰 살 생선 고질맹이(꼬치고기)와 산적 등이 차례를 기다린다. 수육을 베이스로 한 맑은 배춧국은 솥밥과 조화를 이룬다. 마지막에는 청귤과 같은 제주산 과일로 만든 셔벗이 입가심으로 제공된다. 솥밥 한 상 차림 메뉴는 2인부터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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