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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투어 마을참견 10 <홍승길 삼촌이 알려주는 나를 비추는 마을, 오조리>

별점(별점없음)

성산일출봉에 아침 해가 솟으면 맞은편 어촌마을 오조리에 가장 먼저 붉은 온기가 닿는다. 아침이면 햇살이 내수면에 드러눕고, 저녁이면 환한 달이 내수면을 내려다본다. 마을 지명인 오조(吾照)가 ‘나를 비춘다’는 뜻을 지닌 것도 다 내수면 덕분이다. 오조리 내수면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났다. 성산일출봉이 분화하면서 터져 나온 크고 작은 파편이 둥그렇게 둑을 형성해 만들어진 곳으로, 마치 호수같은 형태를 띤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가만히 풍경을 들여다보며 차분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이곳. 오조리 마을 토박이 홍승길 이장님을 찾아 오조리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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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마을홍승길 삼촌이 알려주는 나를 비추는 마을, 오조리

성산일출봉에 아침 해가 솟으면 맞은편 어촌마을 오조리에 가장 먼저 붉은 온기가 닿는다. 아침이면 햇살이 내수면에 드러눕고, 저녁이면 환한 달이 내수면을 내려다본다. 마을 지명인 오조(吾照)가 ‘나를 비춘다’는 뜻을 지닌 것도 다 내수면 덕분이다. 오조리 내수면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났다. 성산일출봉이 분화하면서 터져 나온 크고 작은 파편이 둥그렇게 둑을 형성해 만들어진 곳으로, 마치 호수같은 형태를 띤다. 이곳에 바닷물이 괴어 물고기가 제법 드나들었고, 1960년에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양어장을 구축하면서 돌을 쌓아 만든 둑을 줄지어 놓았다. 마을길은 마을 보존을 위해 오조리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개발을 제한했기에 평온한 제주 풍경이 지켜졌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가만히 풍경을 들여다보며 차분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이곳. 오조리 마을 토박이 홍승길 이장님을 찾아 오조리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을참견_오조리
홍승길 오조리장은 매일 아침 내수면을 찾아 생태환경을 관찰한다.


오조리는 어떤 마을인가요?

포근하고 안전한 마을이에요. 성산포에서 오조리를 바라보면 마을이 굉장히 포근하게 감싸여 있어요. 마을이 경사면에 형성돼 배수가 원활하고, 내수면을 끼고 있어 태풍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유명 관광지는 없지만 마을 안쪽에는 잔잔한 내수면이 있고, 곳곳에 돌담으로 만든 좁다란 길이 나 있어 따뜻하고 아늑한 매력이 있지요.



오조리는 내수면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지요.

내수면을 내려다보는 오름인 식산봉이 ‘쌍월(双月)’이라는 애칭을 부여받은 이유기도 합니다. 보름달이 뜬 날에 식산봉에 올라 내수면을 바라보면, 하늘과 내수면에 비친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습니다. 내수면 수심이 1.5~2m 정도라 사계절 내내 잔잔한 물결이 일어 아름답지요. 그뿐만 아니라 내수면은 수생 식물인 황근의 자생지이며, 오조리 마을 주민이 어업 활동을 하는 일터이자, 겨울이면 철새가 모여드는 곳입니다. 


마을참견_오조리
1960년에 오조리 내수면에 돌담으로 둑을 쌓아 어업장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민물 장어와 숭어가 드나든다.


내수면에서 어떤 어업활동을 하나요?

1960년대에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내수면에 둑을 쌓아 어업장을 만들었습니다. 지하수가 활발히 치솟아 겨울철이면 민물 장어와 숭어가 수시로 드나들었지요. 그 시절, 흰쌀밥은 못 먹어도 귀한 물고기는 푸지게 먹었습니다. 현재는 성산포에 다양한 어업 시설이 들어서면서 수질이 예전만 못해 물고기 개체 수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마을 주민과 때마다 고기잡이에 나섭니다. 민물 장어는 사계절 내내 잡히고, 숭어는 겨울철에 왕성하게 차오르지요


마을참견_오조리
저어새가 바위에 앉아 먹잇감을 찾고 있다.


오조리에 겨울 철새가 찾아드는 이유는 뭘까요?

고니와 저어새 등 70여 종의 새가 겨울이면 삼삼오오 모여요. 오조리는 겨울철 기후가 따뜻하고, 큰 파도가 일지 않아 새들에게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제공하죠. 또 내수면에 서식하는 먹잇감이 많아 새들이 겨울을 든든하게 날 수 있습니다. 바위나 둑에 앉아 내수면을 내려다보는 새가 많은데, 여러 새가 의기투합해 물고기 떼를 한쪽으로 몰아 낚아채는 걸 종종 볼 수 있어요. 옛날에는 새들이 물고기를 몰면 마을 어르신들이 잽싸게 포획하곤 했지요.(웃음)


마을참견_오조리
마을참견_오조리
오조리는 마을 보존을 위해 도로 직선화 작업을 하지 않았다. 구불구불한 좁은 돌담길로 가득해 제주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마을길을 걷다 보니 버스정류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포근하고 아늑한 오조리를 보존하고자 마을길을 넓히는 도로 직선화 작업을 하지 않았어요. 교통이 편리해지면 개발이 손쉽게 이루어지잖아요. 지금 상태로 충분한데, 굳이 여기에 뭔가를 더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 모두 같은 마음이에요. 한 예로, 옛날에는 식산봉이 개인 사유지였는데, 개발을 막고자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쌈짓돈을 내 마을 사유지로 거둬들였어요. 무분별한 개발을 막는 등 마을 모습을 보존하려 노력하다 보니, 어릴 적 보던 풍경과 현재의 오조리 풍경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어요. 



오조리를 오롯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마을을 거닐어보세요. 오조리는 마을이 크지 않아 금세 동네 한 바퀴를 돌 수 있습니다. 가을철이면 밭에 브로콜리며 무, 당근 등을 심는데 밭 면적이 아담해 한눈에 쏙 들어오지요. 마을 구경을 마쳤다면 내수면과 식산봉을 잇는 산책로를 걸어보세요. 아참, 내수면 입구에 위치한 ‘족지물’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맑은 용천수가 흘러 옛날에는 그곳에서 물을 기르거나, 목욕탕 등으로 활용했습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내수면 물가에 푸릇하게 자라 군락을 형성한 황근과 힘차게 뛰어오르는 치어, 먹잇감을 노리고 있는 새 등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오조리 토박이 홍승길 이장이 추천하는 오조리 스폿5
마을참견_오조리
마을참견_오조리


식산봉

오조리 주민들의 산책로자 여행자에게 쉼을 선사하는 마을 대표 오름이다. 식산봉 허리를 따라 한 바퀴 산책하거나, 오름을 올라 오조리를 한눈에 담아도 좋겠다. 환한 보름달이 비추면 하늘과 내수면에 내려앉은 두 개의 달을 맞이할 수 있다.

위치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318-4


마을참견_오조리


오조리 내수면 

성산일출봉이 분화할 때 터져 나온 크고 작은 파편인 화산쇄설물이 둥그렇게 둑을 형성해 만들어졌다. 1960년 내수면을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지정하고 어업장을 만들었다. 민물 장어와 숭어 등을 잡는다. 

위치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318-4


오조리감상소


오조리 감상소

2016년에 방영된 KBS 드라마 <공항가는 길>의 촬영지다. 오조포구의 어업 활동이 활발하던 시기에 선착장의 선구 보관 창고였고, 현재는 오조리 마을 여행자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내어주는 공간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내부에 난 창에 포착된 오조 포구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우니, 이곳에서 추억 한 컷을 남겨보자. 

위치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로 80번길


마을참견_오조리
마을참견_오조리


돌담쉼팡 

오조리 부녀회가 운영하는 정감 어린 마을 식당이다. 멸치, 고기, 바지락, 보말 등 제주산 재료를 넣어 다양한 칼국수를 끓이고, 칼국수 면은 주문 즉시 직접 반죽해 툭툭 썰어낸다. 칼칼하고 쫄깃한 손칼국수 한 그릇이면 세찬 바닷바람을 이길 힘이 불끈 솟는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로 75

문의 064-782-3181


마을참견_오조리
마을참견_오조리


오조해녀의집 

제주도민 맛집으로 손꼽히는 어촌계 식당이다. 오조리 해녀들이 제주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로 요리하고 서빙을 담당한다. 내장까지 몽땅 넣어 구수하게 끓인 전복죽이 유명하다. 비린내 없이 부드러운 식감을 뽐내는 삶은 활소라 또한 별미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한도로 141-13

문의 064-784-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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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정보는 2022-11-16 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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