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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투어 마을참견 6 <해남 겸 서퍼 이훈탁 삼촌과 걷는 요망진 마을 사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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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리는 제주 서남쪽 아래에 위치해 있다. 지명은 낯설지 몰라도, 산방산, 용머리해안, 형제해안로 등을 대면 ‘아~ 거기!’하고 단박에 떠올릴 정도로 멋스러운 자연 경관을 품은 마을이다. 수천만 년에 걸쳐 파도와 바람이 조각한 웅장한 자연물을 보고 있으면 머릿속을 괴롭히던 고민이나 시름이 싹 가신다. 사계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지만, 아직도 사계리의 매력을 발견하고 있다는 이가 있다. 바로 해남 겸 서퍼 이훈탁 삼촌을 만나 사계리 마을 자랑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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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마을해남 겸 서퍼 이훈탁 삼촌과 걷는 요망진 마을 사계리

사계리는 제주 서남쪽 아래에 위치해 있다. 지명은 낯설지 몰라도, 산방산, 용머리해안, 형제해안로 등을 대면 ‘아~ 거기!’하고 단박에 떠올릴 정도로 멋스러운 자연 경관을 품은 마을이다. 수천만 년에 걸쳐 파도와 바람이 조각한 웅장한 자연물을 보고 있으면 머릿속을 괴롭히던 고민이나 시름이 싹 가신다. 

마을참견_사계
사계리 토박이 이훈탁 삼촌은 사계리에 유일한 젊은 해남이다.

사계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지만, 아직도 사계리의 매력을 발견하고 있다는 이가 있다. 바로 해남 겸 서퍼 이훈탁 삼촌이다. “이른 아침 혹은 해 질 녘 즈음 반려견과 함께 형제해안로 주변을 산책해요.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올 때면 참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싶어요.” 사계리 토박이 이훈탁 삼촌은 제주에 몇 없는 해남이자 사계리 서핑 스쿨 비고르서프의 대표다.역대 사계리 청년회장으로 현직 청년회장을 돕고 있다. 사계리 향우회 부회장으로 후배 확충에 힘쓰며,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 위해 총동문회 장학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훈탁 삼촌을 만나 사계리 마을 자랑을 들어봤다.

사계리는 어떤 마을인가요?

해안가에 있는 산방산, 용머리해안 등 독특하고 멋있는 지형이 많아 여행자들이 많이 찾지만 마을 안쪽은 굉장히 한적하고 조용해요. 마을 주민들이 서로 돈독하게 지내는 점 역시 자랑거리죠. 한마디로, 존샘(잔정)이 많은 동네예요. 밭이 많다 보니 계절마다 마늘, 양파, 양배추 등이 나는데 재배를 위한 수눌음(품앗이)은 물론이고, 서로의 집안 대소사에도 관심을 가지죠. 갑작스레 비가 오면 바깥에 널어 둔 빨랫감을 걷어서 집 안에 넣어 주고 가는 경우도 더러 있고요. 또 예부터 선후배간에 우애 좋기로 이름났어요.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잘 이끌어주는 분위기라 타지 주민들이 사계리라고 하면 ‘요망진 동네’라고 말해요. 제가 마흔이 넘었는데, 마을 내 식당에서 밥 먹고 있으면 동네 선배가 계산해주고 가기가 예사예요.


사계리에서 서핑 스쿨 운영뿐만 아니라 해남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제주에서 서핑스쿨을 운영하려면 지역 어촌계와 관계를 잘 맺어야 해요. 하루는 사계리 어촌계장님과 대화를 나누다 ‘사실은 어릴 적부터 해남이 되고 싶었다, 기회를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제 오랜 꿈이 귀여우셨는지 어촌계장님이 해녀들의 동의를 얻어주셔서 해남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해남으로 활동한 지는 이제 3년 정도 됐는데, 물질이 워낙 힘들다 보니 다들 제가 일찍 포기할 줄 아셨나 봐요. 물질하러 가면 기특하게 봐주세요. 제가 물질에 나서면 4~5시간 정도는 연락이 안 돼서 서핑 스쿨 스태프들은 답답해하는데, 저는 그 시간이 가장 좋아요. 그리고 서핑스쿨을 서퍼들의 성지인 중문이 아닌 이곳에 낸 이유는 젊은 여행자들이 사계리로 많이 놀러 왔으면 하는 바람에서예요. 어릴 적부터 사계 바다에서 또래나 형 동생들과 어울려 대나무 작살로 소라를 채취하고 생선을 잡으며 놀았어요. 나고 자란 곳이라 애정이 있었고, 지형적 특성도 잘 알고 있었죠. 사계 바다는 파도가 크지 않고 바다 아래는 모래로 가득해 안전하게 서핑할 수 있어요.


마을참견_사계리
서퍼 겸 해남 이훈탁 삼촌의 출근길은 늘 활기차다.

해남과 서퍼를 겸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우선순위를 꼽으라면 서퍼보다는 해남이에요. 어릴 때부터 바닷가에서 놀아 지겨울 법도 한데 여전히 좋아요. 특히 다양한 해산물이 나는 사계 바다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워요. 그리고 사계리에는 80대의 해남이 한 분이 더 계시는데, 물질을 정말 잘하세요. 50~60년 정도 일하신 걸로 아는데, 아직도 현직에서 일하는 어르신의 생생한 모습을 보면 좋은 자극제가 돼요.  

해남으로서 겪은 사계 바다의 특징을 꼽는다면요?

사계 바다는 다른 곳보다 수심이 깊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청정 지역이라 시야 확보에 좋으나 조류가 강한 편이에요. 다시 말하면 물질하기에 쉬운 바다는 아닙니다. 잘못하면 조류에 휩쓸려 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해녀 삼촌들이 함께 물질할 때, 중간중간 서로의 안부를 주의 깊게 확인해요. 바다 위에 테왁만 덩그러니 있으면 혹시나 싶어 다들 작업을 멈추고 어디에 있는지 큰 소리로 부르지요. 한날은 물질하다 화장실이 급해 갯바위 틈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는데, 해녀 삼촌들이 큰 소리로 저를 찾더라고요. 무슨 일이라도 났다 싶어 찾았다고 혼쭐이 났어요. 이런 에피소드가 종종 있을 만큼 조류가 강하지요. 


사계 바다에는 어떤 해산물이 나요?

9월부터 4월까지 해남 일을 활발히 하는데 그 시기에 뿔소라가 많이 나요. 사계는 홍해삼이 맛 좋기로 유명하고, 겨울엔 전복이나 문어도 많이 나와요. 6월 한 달은 성게가 나고, 그 이후부터는 금채기예요. 바닷속 생물들이 알을 낳는 시기라 해산물 채취를 금해요.


해녀가 대부분이라 해남으로서 겪는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성별의 차이만 있을 뿐, 수확할 수 있는 해산물과 바다 작업 공간은 동일합니다. 다만, 해녀분들이 더 많으니 어촌계 목욕탕을 함께 못쓴다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웃음) 저와 80대 해남 할아버지는 각자 집에서 고무옷을 입고 나오고, 물질을 끝낸 후에는 각자 집에 가서 씻지요. 


마을참견_사계리
마을참견_사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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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해안가를 뒤로하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오면 한적하고 평화로운 사계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사계리 여행자를 위한 팁을 주자면요.

사계리 내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마을 안으로 들어와 더 깊이 보고 느끼면 좋겠어요. 식사를 하러 갈 때는 천천히 걸으며 마을 골목길을 다녀보세요. 마실 나온 할머니와 말도 섞어보고, 돌담 위 고양이와 인사도 하고요. 무너진 돌담을 본다면 돌을 하나씩 괴어 두는 것도 좋겠죠. 좀 더 힘차게 움직이고 싶다면 바다에서 서핑을 하거나,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를 타며 이곳저곳을 샅샅이 돌아보는 경험을 즐기는 것도 좋겠네요. 


이훈탁 삼촌이 추천하는푸르름 가득한 사계리 액티비티 스폿5
마을참견_사계리
마을참견_사계리

 서핑 입문자를 위한 서핑 스쿨 비고르서프

해남 겸 서퍼 이훈탁 삼촌이 이끄는 서핑 입문자를 위한 사계리 서핑 스쿨이다. 사계 바다는 파도가 크지 않고 적절하게 밀려와 서핑 입문자에게 적합하고, 바다 아래는 고운 모래로 가득해 안전하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곳이라 쾌적한 환경에서 배울 수 있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송악산을 양옆에 두르고 형제섬을 배경으로 부서지는 파도 위를 뛰놀아보자.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형제해안로 70 

전화번호 010-6555-4800


마을참견_사계

시원한 바닷길을 달리다, 형제해안로

다정한 형제섬을 마주하고 있는 형제해안로는 다방면으로 이름났다.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이자, 제주 올레길 10코스의 일부며, 제주 환상자전거길 제2구간에 속한다. 푸른빛이 일렁이는 낮은 물론 어스름한 노을이 물드는 일몰도 무척 아름답다. 깊고 푸른 사계 해안에서 시작한 길은 여행자에게 근사한 드라이브 코스를 내주는 송악산까지 이어진다. 약 3km정도 되는 구간으로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5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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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그랜드 캐니언, 용머리해안 

해안 절벽이 물결치듯 굽어져 있고, 푸른 파도가 시원하게 철썩이는 제주의 그랜드 캐니언이다. 약 180만 년 전 화산 분출로 만들어진 곳으로 바다를 향해 뛰어드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지나 다듬어진 웅장하고도 신비한 퇴적층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용머리해안 안쪽에 자리를 펴 놓은 해녀 삼촌들이 직접 채취해 온 제철 해산물을 판매하니 시원한 바다를 맛봐도 좋겠다. 참고로 물때와 파도에 따라 탐방로를 통제하니 매표소에 문의 후 방문하자.


마을참견_사계리

산에 방이 있는 곳, 산방산

사계리 어디에서 보아도 한눈에 들어오는 듬직한 자태다. 봉긋하게 솟은 산방산은 꿀처럼 끈적한 성질을 지닌 조면암질 용암으로 이뤄졌는데, 용암 특성상 흐르지 못하고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일반 산과는 달리 볼록한 종 모양으로 굳었다. 산방산 중턱 굴속에 자리한 ‘산방굴사’는 제주의 빼어난 10가지 절경인 영주십경 중 하나니, 꼭 들러볼 것. 산방굴사 안에는 커다란 불상이 있어 신비롭고, 불상 아래에는 시원한 약수가 있어 목을 축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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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킥보드 타고 사계리 한바퀴, 사계생활

제주 매거진 <iiin>을 만들며 제주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온 ‘재주상회’와 로컬의 고유한 이야기를 수집해 도시 콘텐츠를 만드는 ‘어반플레이’가 옛 농협 건물을 고쳐 마을 여행자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인근 마을에서 나고 자란 밭작물로 음료와 간식을 만들고, 한쪽 벽면에는 직접 제작하거나 큐레이션한 디자인 굿즈와 제주 출판사 또는 제주 작가의 책 등을 진열했다. 원한 바람을 가르며 사계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전동 킥보드를 대여한다.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380

전화번호 064-792-3803


유의사항
※ 위 정보는 2019-07-31 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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