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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속 더욱 깊어진 나를 만나다 <서부 820번 버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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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는 운전대를 놓고 어깨에 잔뜩 들어간 긴장을 풀어보는 건 어떨까? 버스에 앉아 머릿속을 비우고 꾸벅꾸벅 졸 수도 있다. 떠오르는 생각에 시간을 맡겨보기도 하고, 떠다니는 구름이 무얼 닮았나 하는 조금 유치한 상상도 해보자.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주차자리를 찾지 않아도 된다. 가볍게 맥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빙 돌아가는 노선 속에서 뜻밖의 장소를 만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버스 여행. 특히 이러한 여유 속에서 더 깊어진 나를 만날 수 있는 820번 버스 여행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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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 속 더 깊어진 나를 만나다<서부 820번 버스여행>
이번 여행에서는 운전대를 놓고 어깨에 잔뜩 들어간 긴장을 풀어보는 건 어떨까? 버스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꾸벅꾸벅 졸 수도 있다. 떠오르는 잡생각에 시간을 맡겨보기도 하고, 떠다니는 구름이 무얼 닮았나 하는 조금 유치한 상상도 해보자.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주차 할 곳을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된다. 맛있는 음식에 곁들이는 맥주 한 잔도 가능하다. 네비게이션을 따라가는 최단거리가 아닌, 빙 돌아가는 버스 노선 속에서는 뜻밖의 장소를 만날 수도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의 틈에는 지루함이 아닌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만이 자리 잡는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버스 여행. 특히 이러한 여유 속에서 더 깊어진 나를 만날 수 있는 820번 버스 여행을 소개한다.
태초의 제주 품을 닮은 곶자왈과 화려한 외관의 신화역사공원,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항공우주박물관과 자연의 템포에 맞춰 걷는 생각하는 정원, 해외 유명 건축물을 축소해 옮겨놓은 소인국테마파크와 전세계 들꽃들을 모아놓은 방림원 등 다양한 모습의 관광지가 공존하는 남서쪽의 제주. 공항에서 오전8시 20분에 첫차가 출발하고, 오후 5시 30분 동광환승센터를 떠나는 막차가 운행을 마칠 때까지, 820번 버스는 제주 서부를 여행하는 뚜벅이들의 든든한 발이 되어준다. 또, 버스 안에는 국내여행안내사 자격증을 보유한 관광도우미가 있어, 지나는 관광지마다 상세한 설명을 더해준다.

820번 관광지 순환버스 노선 (820-2번)
동광환승센터-신화역사공원-제주항공우주박물관-제주항공우주호텔-제주오설록티뮤지엄-제주유리의성-환상숲곶자왈공원-생각하는정원-방림원-제주현대미술관, 김창열도립미술관-저지오름-청수마을회관-제주평화박물관-산양곶자왈-신평리마을-구억리마을-노리매-서광서리마을-소인국테마파크-서광동리마을-세계자동차박물관-헬로키티아일랜드-동광환승센터 (820-1번은 반대 방향으로 순환)
버스 요금은 일반적인 제주의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성인 1150원, 청소년 850원, 어린이 350원이다. 하지만 노선을 따라 여러 관광지를 둘러볼 계획이라면, ‘관광지 순환버스 1일 이용권’을 구매하자.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면 하루종일 관광지 순환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1일 이용권을 소지한 경우,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유리의 성, 환상숲곶자왈공원, 생각하는 정원, 방림원, 제주평화박물관, 노리매, 소인국테마파크, 세계자동차박물관, 헬로키티아일랜드에서 입장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820번 관광지 순환버스의 1일 이용권은 동광환승센터 1번 정류장 옆 사무실에서 판매하고, 현금과 카드 모두 사용 가능하다.
대정읍에 있는 옹기마을 구억리. 이곳에서는 약 250년 전부터 옹기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온다. 마을 구석구석에는 옹기를 빚어 가마에 굽던 흔적과 정신이 여전히 묻어있다. 노리매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구억리 옹기 역사의 온기가 남아있는 제주 지방기념물 제 58-1호 노랑굴과 제 58-2호 검은굴을 만나볼 수 있다. ‘굴’은 ‘가마’를 일컫는 제주어로 노랑굴은 노란색, 검은굴은 검정색을 띠는 토기를 굽는 가마라는 뜻이다. 그릇, 시루, 허벅 등 제주 사람의 일상을 담아내던 구억리 토기. 마을길을 걸으며 곳곳에 남아있는 옹기마을이라는 정체성과 그 자부심을 느껴보자.
구억 마을길을 걷는 특별한 방법. 대정에 속한 구억리의 마을길 일부는 추사 유배길 제 2코스 인연의 길이다. 이 코스는 추사의 편지, 차를 통해 추사의 인연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검은굴과 노랑굴을 포함한 마을 속 숨겨진 명소에 닿을 수 있다. 특히, 과거 취락의 중심이 되었던 수월이못은 작지만 절묘한 분위기가 있다. 못 주변으로는 유배기간 추사가 남겼던 시가 새겨져 있다.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다보면, 수풀과 둘러싼 녹음들 사이로 추사가 느꼈던 적적함과 그리움이 물씬 풍겨온다.
| 구억리 노랑굴 | |
|---|---|
| 주소 |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720번지 |
| 구억리 검은굴 | |
|---|---|
| 주소 |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670번지 |
마을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인 한경면 저지리. 제주현대미술관 등 다양한 미술관, 작은 아틀리에, 공방들이 모여있다. 김창열미술관은 저지리 마을 어귀에 서서, 문화예술을 감상하러 온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물방울이라는 소재를 다루며 동서양의 가치를 구현한 김창열 화백을 기리며 만들어진 미술관. 그의 예술 세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소개하는 공간으로, 김창열 화백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정신을 잇는 후대 작가들의 기획전시도 접할 수 있다. 사전에 전시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해보자.
관람이 끝났다면, 김창열 미술관을 시작으로 저지리문화예술인 마을을 둘러보자. 수많은 예술인들이 모여 살며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연히 마주하는 조각 작품, 개성 있는 건물과 갤러리들은 마을 산책만으로도 사색과 감성으로 젖은 하루를 만들어준다.
환상숲곶자왈 공원처럼 이름난 곳부터 서광동리마을, 신평리마을, 청수마을회관 정류장에서 내려서 갈 수 있는 덜 알려진 곳까지. 820번 버스가 다니는 길에는 곶자왈이 많다. 그 중에서도 원형 모습 그대로의 곶자왈을 느끼고 싶다면, 또는 풀과 나무가 무성한 숲을 탐방하기 좋아하는 곶자왈 매니아라면 ‘산양곶자왈’은 어떨까. 산양곶자왈은 개발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고, 발길이 적어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이 되어있다. 또, 다른 곶자왈에 비해 크고 많은 바위들이 구릉을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약 3km의 코스에는 가는쇠고사리, 참가시나무, 종가시나무 등이 우거져있다. 서서히 숲의 안쪽에 접어들면, 모든 것이 가라앉은 듯 주변이 조용해진다. 따라서 걷다 보면 조금은 소슬한 기운이 감돌지 모른다. 사람이 많이 찾는 숲이 아니기 때문에 원시의 곶자왈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혼자 걷는다면 유사시에 위험할 수 있다. 반드시 일행과 함께 걷도록 하자.
저지오름은 2005년 생명의 숲, 2007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으로 선정되었을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정상까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나지막한 오름으로, 등산 초보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올레 13코스 종착점이기도 하니, 이어진 올레길을 따라 걷기에도 좋다.
입구에 도착하면 먼저 저지오름 둘레길에 들어선다. 완만하게 나있는 약 1.5km의 숲길이라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이 둘레길이 끝나는 지점에 오름의 정상으로 가는 계단을 찾을 수 있다. 나무 사이 들어오는 햇빛을 쬐다, 그늘에서 시원하게 숨을 크게 쉬다 하며 발걸음을 옮기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른다. 전망대에 오르면 한라산, 산방산 그리고 송악산, 이시돌오름, 금악오름, 당산봉 등 이웃 오름들이 봉긋봉긋 굽이치며 펼쳐진다. 서쪽 멀리 바다너머로 비양도, 가파도를 찾아보며 제주를 두 눈과 마음에 가득 담아가자.
- 유의사항
- ※ 위 정보는 2021-10-28 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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