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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 날, 가기 좋은 제주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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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를 꺼내 입거나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떠나는 제주 여행. 토닥토닥 빗방울이 우비와 우산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은 느려진 걸음으로 제주를 느껴보는 여행. 촉촉하게 젖은 제주는 더 짙은 감성으로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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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 내리는 날,가기 좋은 제주 명소
어떠한 여행에서도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여행 중에는 누구나 맑고 화창한 날씨이길 바랄 테지만 예상 밖의 비 소식을 접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유난히도 날씨가 변화무쌍한 제주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제주 서쪽 날씨는 햇빛이 쨍쨍한 반면 동쪽 날씨는 흐리기도 하고, 서귀포에선 비가 내리고 있는데 제주시는 맑게 개어있기도 하다. 지역별로도 날씨의 변화가 다양한 제주에서 ‘비 오는 날’의 여행은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제주의 가을과 겨울에는 비 소식이 제법 많다는 사실. 하지만 설렘 가득하고 기대했던 제주여행 일정 중에 비가 온다고 해서 실망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렇다고 숙소 안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지 않는가? 어쩌면 예상 가능했던 하루보다 더 감성적인 제주를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비를 꺼내 입거나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떠나는 제주 여행. 토닥토닥 빗방울이 우비와 우산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은 느려진 걸음으로 제주를 느껴보는 여행. 촉촉하게 젖은 제주는 더 짙은 감성으로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청량한 느낌의 시간은 꼭 맑은 날에만 오는 것이 아니듯 촉촉한 빗방울 머금은 제주는 더욱이 맑고 청아한 느낌으로 당신을 가득 감싸줄 것이다.



40~45년생 삼나무가 수림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절물자연휴양림. 빽뺵이 들어찬 삼나무 숲이 울창해 맑은 날씨에는 나무숲 사이로 내리비치는 햇살에서 신비로움마저 감돌지만 비 오는 날의 숲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안개가 끼거나 흐린 날에는 몽환적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절물자연휴양림. 경사가 완만하고 경사도가 낮아 휠체어, 유모차를 타고도 무난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등산로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게 왕복이 가능한데 걷다 보면 제주도에서 분기 1회, 제주시에서 월 1회 수질 검사를 하고 있어 사시사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약수터도 만나볼 수 있다. 산책길의 나무 데크 위에도 톡톡 떨어지는 빗방울이 발걸음의 템포에 맞춰주는 듯한 산책. 오로지 비 오는 날에만 느껴볼 수 있는 감성일 것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그렇지 않은 날보다 비교적 도민과 관광객의 발걸음도 줄어드는 날이다 보니 온전히 숲을 느껴보기에 그만이다. 쭉쭉 뻗은 삼나무들을 보며 숲 속 자연의 향기에 가득 취해보는 시간. 절물자연휴양림에는 걷는 내내 심심하지 않게 해줄 다양한 시설들과 볼거리들이 존재하는데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연못, 잔디광장, 맨발 지압 효과의 산책로, 장생의 숲길, 강풍에 넘어간 나무들을 이용해 만든 장승 등이 있다. 맨발 지압 효과의 길에서는 잠시 신발을 벗어두고 촉촉해진 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가족 혹은 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볼 수 있는 절물자연휴양림. 바람이 많은 제주에서 감귤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풍림 목적으로 지역주민들이 심은 나무들이 숲을 조성하였고 자연 휴양림으로 개발되면서 안락한 휴식공간이 되어준 절물자연휴양림에서의 싱그러운 순간들을 기록해보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비자나무숲 비자림. 500~800년 된 오래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해 숲을 이룬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단일 수종의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되어 있는 비자림. 누구에게나 자연과 함께 동화되어 있을 때 온전한 편안함을 느껴보았던 경험들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자연을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머릿속 생각이 깨끗해지는 순간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으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1992년에 조성된 비자림의 산책로는 등산처럼 비교적 체력 소모가 강한 운동이 힘든 사람에게 제격인 곳이다. 900년에 육박하는 최고령 나무가 있는 숲으로 천년의 나무라 불리는 비자나무가 반겨주는 신비로운 비자림은 해마다 10만 명 이상이 찾고 있을 만큼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지만 비 오는 날에도 형형색색의 우산을 들고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넉넉한 생명력으로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을 안아주는 비자나무들 때문이지 않을까? 계절마다 느껴지는 매력도 다르지만 날씨에 따라서도 색다른 매력을 안겨주는 제주의 숲. 코끝을 자극하는 비자 향은 걷는 내내 우리에게 행복으로 다가온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약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받았던 복잡한 생각과 스트레스는 잠시 잊게 되는 시간. 숲의 바닥은 화산송이로 되어 있는데 화산송이는 제주의 오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화산 폭발 당시 가스와 뒤섞인 용암이 먼저 분출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미세한 구멍을 포함한 다공질 구조의 붉은빛을 띠는 천연 세라믹이다. 참나무 숯과 같은 강력한 천연 흡착력과 살균력은 물론 황토와 같은 원적외선 방출 능력을 갖고 있는데 참나무 숯과 황토의 기능을 모두 갖춘 제주의 보물인 셈이다. 빗물은 머금은 깨끗한 화산송이를 온전히 느껴보기 위해 맨발로 숲을 걷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비자림. 오래된 비자나무들이 워낙 울창한 숲으로 조성되어 거센 비와 바람이 불어도 막아주다 보니 궂은 날씨에도 걷기 좋은 숲으로 손색이 없다.





제주의 상징이자 간판 얼굴로 자리 잡고 있어 제주 지역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접해볼 수 있는 돌하르방. 돌로 만든 할아버지라는 뜻으로 오래전부터 아이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말이었는데 제주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되면서부터 정식 명칭으로 굳어졌다. 돌하르방을 생각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우리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일반적인 모습은 툭 튀어나온 동그란 두 눈과 굳게 다물고 있는 입, 두 손으로는 배를 감싸 안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시대가 변하며 돌하르방의 모습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는데 제주 조천읍 북촌리에 가면 돌하르방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각자 매력적인 모습이 가미된 재미있는 돌하르방을 만나볼 수 있는 공원을 만나볼 수 있다. 약 16,529m2 (5,000평) 대지 위에 다양한 돌하르방의 눈빛과 표정을 함께 담아낸 아름다운 북촌돌하르방공원. 영국 BBC, 일본 NHK 등 세계 방송 매체에도 소개 되었을 만큼 현대적인 감각의 돌하르방이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주는 곳이다.
마을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어 제주의 민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돌하르방을 제주의 예술가들이 모여 하르방의 의미를 되새기고 재해석하며 제작하고 전시하는 공간으로 만남과 포옹, 사랑의 표현, 꽃을 건네는 돌하르방 등 소박하지만 사람들의 감성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작품들이 가득한 곳이다. 다양한 자세와 얼굴 표정으로 조각된 돌하르방을 감상하며 순간순간 나도 모르게 입가로 퍼지는 미소를 마주하게 될 북촌돌하르방공원. 비 오는 날 가면 좋은 이유는 제주의 숲, 곶자왈과 함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인데 제주 천혜의 자연과 돌하르방의 조합은 조금 더 생생한 민낯의 제주를 만나보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하다. 워낙 다양한 형태의 돌하르방들이 존재하다 보니 걷는 내내 곶자왈 곳곳에 놓여 있는 하르방 앞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남겨보기에도 충분한 곳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인 사려니숲길. 유전자원 보전과 전시를 위해 이용되고 있는 80년이 넘은 수령의 삼나무가 가득한 곳이다. 삼나무 뿐만 아니라 걷는 동안 수많은 식생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인데 신성한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사려니숲길은 온전히 발걸음을 함께 할 수 있는 이와 동반하여 걷고 싶은 제주의 숲이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어 어린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은 숲으로 다른 숲들에 비해 길의 폭이 넓어 3~4명이 함께 어깨를 맞대고 걸어도 넉넉한 숲길이다. 비가 오면 더해지는 운치를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향하는 사려니숲길 여행은 자연스레 느림의 미학이 가미된 여행이 된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부터 이동하는 시간, 우산을 쓰고 버스에서 내려 숲을 걷는 시간까지 모든 순간들이 평소의 템포보다 느려질 수밖에 없지만 빠르게 빠르게만 외치던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보는 것도 익숙해져 이내 무뎌진 긴장감 속에서 좋은 탈출구가 되어줄 것이다.
추적추적 떨어지는 빗방울로 오히려 눅눅하게 젖어드는 실내에서 벗어나 푸르름이 더해지는 숲길에서의 낭만적인 시간. 호흡마다 몸속 깊은 곳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듯한 느낌이 가득하다. 바닥에는 코코넛 매트가 깔려 있어 비가 내리는 날에도 산책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비자림로의 봉개동 구간에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로 제주시 대표적인 장소 31곳을 선정해 발표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 중 하나이다. 현재는 교통 혼잡을 개선하기 위해 2015년 7월부터 운행됐던 셔틀버스가 17년 6월 30일 이후 운행 종료되었다. 차를 가지고 간다면 주차장(제주시 봉개동 산 64-5)에 주차한 뒤 2.5km 가량을 걸어가야 하는데 입구까지 약 50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참고하자. 다만 장애인 등 부득이한 경우에는 사려니숲길 입구에 차를 세울 수 있다고 하니 안내소에 먼저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버스(210-2, 220-2, 230-2)를 이용하면 바로 입구에서 내릴 수 있다.





제주의 눈, 비, 안개를 바라보며 웃고 울었던 작가 김영갑. 바람 선선한 곳에 홀로 잠이 들기도 하고 누워서 하늘을 보며 환상에 빠져들기도 하며 오롯한 제주의 자연과 함께 하던 작가 김영갑의 생전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김영갑갤러리. 삶에 지치고 여유 없는 일상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에게 제주의 진정성을, 제주의 진짜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넉넉한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을 가득 담아 만들어진 공간이다. 태생이 제주이진 않았지만 1982년부터 제주도를 오르내리며 사진 작업을 하던 중 제주에 매혹되어 1985년에 이내 정착을 하며 밥 먹을 돈을 아껴 필름을 사 사진을 찍었던 김영갑. 언젠가부터 셔터를 눌러야 할 손이 떨리기 시작하고 이유 없이 허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카메라를 들지도, 제대로 걷지도 못할 지경이 되어서야 병원에서 루게릭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퇴화하는 근육으로 손수 몸을 움직여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만들었고 2002년 여름 문을 열어 현재까지도 많은 도민,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김영갑은 투병 생활을 한 지 6년 만인 2005년 그가 손수 만든 두모악에서 고이 잠들었고 그의 뼈는 두모악 마당에 뿌려졌다. 그가 사랑했던 섬 제주에 영원히 잠들게 된 김영갑. 필름 안에 가득 담으려 했던 열정은 갤러리 곳곳에 바람만 스쳐 불어도 그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제주의 모든 것들이 살아생전 그가 담고 싶어 했던 간절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의 사진 속에서만큼은 온전하게 보이는 제주의 바람. 그의 공간을 마주하고자 하는 이들도 작가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이내 마음이 가라앉게 되는 비 오는 날이면 조용한 발걸음으로 찾는 이들이 유독 많은 갤러리이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제주의 바람과 구름, 빛을 온전히 감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마음의 쉼터가 되어줄 편안한 공간, 김영갑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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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정보는 2022-08-25 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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