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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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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한라산에 내리는 눈은 그리움을 품고 있다. 길고 긴 눈꽃 터널을 지나면 하늘과 맞닿은 눈 쌓인 평원! 이별을 앞에 두고서도 말랑해질 줄 모르는 겨울은 눈물이 아니라 설화로 작별을 고한다. 한라산에서 순백의 마지막 향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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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설화가 찬란한한라산 눈꽃 트레킹

2월의 한라산에 내리는 눈은 그리움을 품고 있다. 길고 긴 눈꽃 터널을 지나면 하늘과 맞닿은 눈 쌓인 평원! 그곳에 서면 <러브레터> 의 히로코가 연인을 잃고 눈 덮인 산중을 향해 “오겡끼데쓰까”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섬의 아랫자락에서는 벌써 매화가 꽃잎을 열고…. 이별을 앞에 두고서도 말랑해질 줄 모르는 겨울은 눈물이 아니라 설화로 작별을 고한다. 한라산에서 순백의 마지막 향연을 벌인다.

코스 따라 백록담으로!성판악 코스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하늘의 은하수(漢)를 끌어당긴다(拏) 하여 한라산(漢拏山)이라 했다. 이른 봄꽃들이 언 땅을 녹이기 시작하는 섬의 한복판. 그곳에 우뚝 서서 저 홀로 하얗게 반짝이는 2월의 한라산은 딱 제 이름다운 모습이다. 그 마력적인 모습에 끌려 한라산의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이라면 지옥과 천당을 오갈 각오를 먼저 해야 한다. 한라산 등반의 베이스캠프 ‘성판악’의 높이가 해발 900미터. 정상인 백록담의 높이가 해발 1,950미터니 가야 할 길은 까마득하다. 내리막길 한 번 없이 미끄러운 눈길을 계속 걸어 올라야 하니 숨은 절로 턱턱 막힌다. 처음에는 환상적이었던 눈꽃 터널이 미로처럼 느껴질 정도. 걷는 건지 서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발에 감각이 없어질 즈음 사람들의 환호성이 환청처럼 들려온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내는 백록담!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는 벅찬 감정 이상의 희열이 가슴에서 피어 오른다.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Tip. 한라산 성판악 코스, 어떻게 즐길까

성판악 – 진달래밭대피소 – 백록담 – 삼각봉대피소 - 관음사(18.3km, 약 9시간 30분 소요)

코스 선택은?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성판악↔백록담을 왕복하는 것. 그러나 이 구간은 풍경이 밋밋한 편이다. 조금 더 힘은 들지만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를 선택해야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특히 삼각봉대피소에서 백록담에 이르는 코스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산행의 시작은 가능한 이른 아침에
진달래밭대피소와 삼각봉대피소는 12시 정각이 지나면 백록담으로의 상행 산행을 통제한다. 백록담을 보고 싶다면 12시 이전에 이들 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다. 18km가 넘는 길을 걸어야 하니 산행의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체력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성판악↔백록담을 오가는 중간에서 사라오름까지 둘러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곳,윗세오름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해발 고도에 따라 아열대 ․ 온대 ․ 냉대의 식물들이 모여 사는 생태계의 보고, 한라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생명들은 색의 향연을 벌이다 겨울에는 순백 일색의 휴식을 갖는다. 그렇다고 아쉬워할 일은 없다. 윗세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한국의 설산이 지닌 온갖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니까. 영실에서 윗세오름으로 향하는 길, 병풍바위에 흐르는 물이 얼어붙으며 이뤄진 얼음폭포 앞에 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제주를 창조한 설문대할망의 아들들이 굳어 이뤄졌다는 오백장군 바위는 기기묘묘한 자태로 눈을 홀린다. 고산평원인 선잣지왓과 만세동산의 드넓은 설원에 서면 영화 <러브스토리>의 연인 올리버와 제니처럼 눈밭을 뒹굴고 싶어진다. 그렇게 설산이 주는 다양한 즐거움을 누리며 윗세오름 정상으로 다가서면 크리스마스 카드에 등장하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름다운 구상나무 순림이다.


Tip. 한라산 윗세오름 코스, 어떻게 즐길까

어리목 – 윗세오름 - 영실(12.6km, 약 6시간 소요)


적은 발품으로 설산의 모든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길이 험하지 않아 겨울 산이 처음인 사람도 도전해 볼 만하다. 어리목-윗세오름 코스가 걷기 무난하다. 그러나 겨울 설산이 주는 다양한 매력을 만끽하려면 어리목-윗세오름-영실 코스 전체를 걷는 것이 좋다. 특히 영실에서 윗세오름 구간은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어리목과 영실 탐방안내소에서 12시 정각에 상행 산행을 통제하니 그 이전에 탐방안내소를 통과할 것!


버스로 편하게 즐기는 겨울 한라산1100고지습지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1100로는 제주시에서 한라산을 가로질러 서귀포 중문에 이르는 길이다. 이 길을 오가는 240번 버스에 오르는 순간 방금 전까지의 현실 세상은 하얗게 지워진다.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눈꽃 터널! 세상에 색깔은 오로지 흰색 밖에 없는 듯한 길을 한참 달리면 나무들의 키가 잦아들며 파란 하늘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길의 가장 높은 곳(해발 1,100m)인 1100고지다. 흰 사슴상이 이정표처럼 서 있는 1100고지 휴게실 맞은편에는 비밀의 화원이 숨어 있다. 바로 1100고지 습지다. 제주에서 가장 늦게 봄을 맞아 짧은 여름을 보내고 이른 가을을 맞는 이곳 습지의 생명들은 매일매일 숨 가쁘다. 1100고지를 지나면 내리막길의 시작이다. 다시 눈꽃의 터널이 이어지다 중문에 이르면 한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서귀포의 난대림이 시작된다. 난대에서 냉대에 이르는 식생을 간직한 한라산. 그 속내를 굽이굽이 헤집어 달리는 1100로는 제주섬에 내려앉은 다양한 겨울 빛을 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마지막 설화가 찬란한 <한라산 눈꽃 트레킹>


Tip. 1100고지습지, 어떻게 즐길까

1100고지를 오가는 240번 버스
한라산의 설경은 즐기고 싶되 등산하기 싫은 사람, 혹은 시쳇말로 저질 체력인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의 여행지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240번 간선버스를 타면 1100로(1139번 도로)를 따라 1100고지습지를 거쳐 중문까지 갈 수 있다.

1100고지습지, 언제 어떻게 갈까?
가장 아름다운 때는 한라산에 눈이 내린 다음날 아침이다. 버스를 탈 때는 설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앞 좌석이 명당자리. 눈이 많이 내렸을 때 1100로는 소형차 운행이 통제되며, 대형 차량도 체인을 감아야만 한다. 체인을 감아도 차가 밀릴 정도로 경사가 심하니 가장 안전하게 1100로의 설경을 즐기는 방법은 역시 240번 버스다.


 

유의사항
※ 위 정보는 2017-03-03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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