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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휴식 <사복사복 제주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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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숲은 초록의 휴식이다. 조금씩 다른 초록색과 다양한 갈색 그리고 머리 위로 푸르른 하늘만이 존재하는 숲속에서 선명하게 차오르는 당신의 색을 찾아보자. 그러다 보면 분명 몸도 마음도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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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 좋은 제주의 숲속을 찾아서초록의 휴식 <사복사복 제주 숲길>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진다’ 한 드라마의 대사가 있었다. 정말로 숲길은 그러하다. 그저 서있는 곳이 달라졌을 뿐인데 마음 깊숙이 뜨끈한 자신감이 차오른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보아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초록과 다양한 갈색, 그리고 푸르른 하늘만이 존재하는 숲 속에서 이상한 자극들은 툴툴 털어버리고 선명하게 차오르는 당신의 색을 찾아보자.

‘절물자연휴양림’은 직선의 삼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입구를 지나 우측 산책로로 빠지면 곧바로 정갈한 삼나무 숲이 시작되는데,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고 곧은 삼나무들은 마치 동네를 지키는 장승들처럼 어딘가 신성한 기운이 감돈다. 삼나무들이 이렇게까지 높게 자란 이유 중 하나는 빽빽한 숲 속에서 더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곳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바로 한낮이다. 여름철 한낮에는 따가운 햇빛을 피해 시원하고, 겨울에는 햇빛에 공기가 데워져 조금 더 따뜻하기 때문이다.



삼나무 숲 사이로는 평탄한 나무데크가 깔려있는데, 대부분이 이렇게 걷기 좋은 데크길로 조성되어있다. 또각또각 데크를 걷는 발소리가 멜로디처럼 느껴질 정도로 힘들이지 않고 숲길을 걸을 수 있는 휴양림이다. 산책하듯 숲을 다닐 수 있어 무릎이 좋지 않은 어르신도 키가 작은 어린이도 쉽게 돌아볼 수 있다.

곧게 뻗은 삼나무 숲을 걷다 보면 목공예방과 인공공원이 다다른다. 자녀와 함께라면 꼭 들러보자. 안쪽에 마련된 공방과 미니어처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고, 자유롭게 목공예 소품을 만들어보는 체험까지 할 수 있다. 목공예방의 안쪽으로는 휴양림이 갖춰져 있어, 미리 예약을 한다면 숲 속에서의 하룻밤까지도 가능하다.
제주어로 신성한 숲길을 뜻하는 ‘사려니 숲길’은 찾아가는 도로부터 사뭇 신성한 기운을 전해준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숲 길들 옆으로 빼곡하게 삼나무들이 뻗어있다. 마치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데려간 토끼처럼, 엉뚱한 초록 요정이 쏙 고개를 내밀 것 같은 풍경이다. ‘사려니 숲길’을 들어설 때는 가벼운 보온병에 찬물 혹은 따뜻한 커피를 담아가면 좋은데, 적막함이 흐르는 신비한 공간 속 어느새 바짝 입이 마르기 때문이다. 더러 빽빽한 숲길에 익숙하지 않다면 적막한 숲 속이 음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혼자 여행 중이라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는 피하고 사람들이 적당히 오가는 한낮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차를 가지고 ‘사려니 숲길’을 찾는다면 인근의 ‘숲터널’을 꼭 들러보자. 이파리 사이로 선명하게 떨어지는 햇빛이 기하학적인 무늬를 자아내 운치 있는 드라이브를 맛볼 수 있다. ‘사려니 숲길’을 방문한다면 따로 마련된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그런데 ‘사려니 숲길’에는 또 다른 입구가 있다. 바로 1118국도, 남조로에서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지나면 나타나는 ‘제 2 사려니숲길 입구’이다. 평탄한 길로 이어지는 ‘제2 사려니숲길 입구’에는 근처에 조성된 넓은 갓길에 주차가 가능하다.


중산간에 위치한 ‘사려니 숲길’은 촉촉이 안개로 젖은 날이 많은데, 여행 일정 중 강수량이 적은 비 소식이 있다면 우비 그리고 따뜻한 차와 함께 씩씩하게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삼나무의 향은 촉촉이 짙어지고, 생기를 머금은 땅과 이파리에서는 청량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안개가 점점 짙어질수록, 마음속 시끄럽던 잡음은 사라지고 오로지 당신만이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비가 세차게 오는 날이면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이 통제되는 경우가 많으니, 출입통제 상황은 당일에 알아보는 것이 좋다.

교래 자연휴양림은 곶자왈 숲이 고스란히 보존된 자연생태숲이다. 직선의 미학이 주로 담기는 ‘절물자연휴양림’이나 ‘사려니 숲길’과는 달리 구불구불한 나무덩굴과 제멋대로 자라난 초록의 풀들이 마치 태곳적 원시림을 연상케 한다. 곶자왈 숲들이 그러하듯, ‘교래자연휴양림’의 등산로는 다른 숲길에 비해 다소 험준한 편이다. 나무데크길이 없는 만큼 운동화를 신지 않았다면, 아쉬움 속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곶자왈들이 그러하듯 ‘교래자연휴양림’의 숲 속은 돌과 이끼, 나무와 덩굴로 어수선한 숲 속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만큼 자연 그대로의 제주를 만나볼 수 있고, 오래전- 어쩌면 탐라시대에 이곳을 찾았던 누군가와 비슷한 풍경을 보고 있을 거라는 상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교래 자연휴양림에는 초가와 휴양관으로 구성된 숙박동과 야영장이 있는데, 교래리의 편의시설과 가깝고 부대시설이 많아 숲 속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기에 좋다. 좀 더 흥미진진한 백패킹이나 야영을 즐긴다면 덥고 습한 여름보다는, 단풍이 슬며시 물드는 초가을에 갈색빛 잔디밭에서 하룻밤을 보내보자. 어두운 밤하늘, 반짝임으로 빛나는 총총한 별빛에 설레는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제주의 걷기 좋은 숲길에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비자림’이다. 천년의 숲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지닌 ‘비자림’은 몇백 년은 우습게 자라온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라는 군락지이다. 비자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아 연중 푸르른 숲을 볼 수 있다.



‘비자림’의 숲길로 들어서면 바닥에는 화산송이라고 불리는 붉고 푹신한 흙이 깔려있다. 제주에서도 흔히 마주할 수 없는 화산송이는 원적외선과 음이온의 배출량이 탁월하고, 재질이 가볍고 푹신한 만큼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숲 속으로 들어갈수록 독특한 모양의 나무를 볼 수 있는데 족히 열 그루가 합쳐진 듯한 비자나무, 두 개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지, ‘비자림’에서 가장 나이 든 최고령 비자나무까지 다양한 나무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천년의 숲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에 거리감을 두었던 마음은 친근한 비자나무를 보며 조금씩 풀려나가는데, 왕복 1시간이 걸리는 숲길을 걷다 보면 수많은 비자나무가 여느 가로수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비자림’의 기억은 비자나무보다는 함께 걸었던 사람의 향이 강하게 남는다. 그러니 ‘비자림’은 추억을 만들고 싶은 이와 함께 걸어보자. 천년의 세월을 간직해 온 것처럼, ‘비자림’은 그날의 추억을 훗날의 당신에게 슬며시 꺼내놓을 것이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은 입구부터 걸어서 다닐 수도 있지만, 차량으로 순환도로를 다니며 원하는 산책로를 끊어서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법정악 전망대까지 갈 예정이라면 동선이 길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해 ‘법정악 탐방로’까지 가는 것이 좋다. 법정악은 ‘서귀포자연휴양림’ 속의 오름이다. 법정악은 여느 오름들과 달리 곶자왈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다행히 정상의 전망대를 향해 오르는 길에는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편히 올라갈 수 있다.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면 한라산의 경사면으로 기우뚱하게 올라선 땅이 구름의 두터운 무게와 맞닿아 독특하게 느껴진다. 오름과 한라산으로 울퉁불퉁한 육지를 훑어 지나면 은빛 바다가 구름 사이로 반짝이는데, 지대가 높아 바다 사이로 구름이 떠있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먼 원경에 머무르던 시선이 슬며시 떨어지면 솜사탕처럼 푹신해 보이는 숲이 두 눈을 가득히 채워오는데, 우리는 이 풍경을 잘 담아두어야 한다. 사계절의 모습이, 또 그날의 날씨가 변화무쌍한 제주인만큼, 지금 펼쳐지는 제주 숲의 풍경은 오늘, 단 한 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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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의 리뷰(1)
희*
2017.11.22
별점(5점만점에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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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했어요
제주의 숲..저희 가족을 항상 제주로 이끄는 힘이죠. 절물휴양림의 삼나무 데크길의 시원함과, 숲 속 곳곳에 있는 평상에선 한여름에도 가을 같은 청량함을 느낄 수 있어 여유로운 독서도 좋았고 족욕소도 참 좋았습니다. 서귀포 휴양림의 생태관찰로 데크길은 깊은 원시림의 느낌이 나는 매력이 있고 교래자연휴양림의 생태관찰로는 곶자왈의 신비한 느낌을 간직한 곳이고 여름엔 바위 틈에서 시원한 바람도 느껴져서 즐거운 산책이 되었습니다. 비자림은 짧고 강한 예쁜 숲..사계절 즐거운 산책이 가능한 제주의 숲이 참 좋습니다. 제주 숲이 더욱더 좋은 이유는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온 다는 것. 그래서 우리 가족은 제주에 가면 꼭 숲에 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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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정보는 2022-03-08 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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