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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쪽 한림읍 금악리에 자리 잡은 탐나라공화국은 대한민국 안에 개국한 또 하나의 나라다. 정확하게는 가상국가형 테마파크이다. 초소형국가체(Micronation)라고 한다. 이미 경기도에 남이섬공화국을 만들었던 이 곳 대통령(강우현 대표)은 ‘탐나라공화국은 여행자가 함께 가꾸는 나라’라고 말한다. 이름부터 낯선 탐나라공화국은 제주의 옛 이름 ‘탐라’를 의미한다. 여권도 있고 이곳에서만 사용하는 화폐도 있다.
탐나라공화국에 도착해 처음 만나는 건 출입국관리소이다. 입구에 들어서 좌측 작은 카페(Lava)에서 입장료를 내고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비자(티켓)의 형태는 일단위와 연간 단위가 있는데, 연 단위 티켓의 경우 여권형을 준다. 티켓부스를 출입국관리소라고 부른다던지, 티켓대신 여권을 준다던지, 이런 작은 재미들 이 이 곳에서는 있다. 활화산에서나 볼 수 있는 용암 마그마, 〈도덕경 道德經〉의 저자로 알려진 노자를 기리는 공간 노자원, 라오체홀, 수십개의 연못과 조각품, 30만권이 소장된 책 박물관 등이다. 라오체홀에는 중국 노자의 고향인 하남성 문화청에서 얻어온 노자 관련 자료가 많다. 또 하남성 출신 진흙 조각가 위칭청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제주에는 지형 특성상 호수나 연못이 없는데 탐나라공화국에는 빗물을 받아 만든 인공 연못이 많이 있다. 크고 작은 연못 80여 개에 이 곳을 형성하면서 시간이 흐르며 물고기나 양서류 등 생명체가 탄생 중이다.
탐나라공화국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어떤 공간에는 고의로 만든 전설이 있기도 하고, ‘길이 없어 길을 내고, 산이 없어 산을 만들다’, ‘내일도 모레도 만나는 날은 오늘입니다’ 등등 의 글귀를 보며 명상에 잠길 수도 있다. 깨진 그릇 조각과 술병, 오래전 농기구와 부엌용품, 흙을 긁어낸 후 드러난 수만 년 전 마그마의 흔적인 절벽과 돌덩어리, 어느 지방에서 보낸 특산품들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흥미롭다. 탐나라공화국을 한 바퀴 관람하고 나면, 세상의 쓰레기를 모아 유의미한 창조물이 된 것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엉뚱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탐나라공화국에서 새로운 꿈을 꾸어보는 건 어떨까.
※ 탐나라공화국은 상시 개방되어있는 관광지가 아니므로, 방문 시에는 반드시 사전에 전화 문의 및 예약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