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T JEJU

모메존은 공항 근처, 도두동에 위치한 제주 토속 음식점이다. 외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고수는 숨어 있는 법, 주인장은 2010년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할 만큼 짱짱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골목 깊숙이 위치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헛걸음 하지 않도록 미리 전화문의를 하는 것이 좋다. 내부는 소박하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지만 오랫동안 한곳에 있었던 자신만만한 내공이 느껴진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깅이죽’과 ‘깅이칼국수’인데 ‘깅이’란 제주 방언으로 ‘작은 게(제주산 방게)’를 뜻한다. 깅이를 잘 해감한 후 갈아 육즙을 만들어 요리하는데, 이렇게 깅이를 갈아 넣은 죽과 칼국수는 짙은 회색이 돈다. 한 술 떠 입에 넣으면 바다 풍미가 돌며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2인 기준의 푸짐한 칼국수엔 싱싱한 낙지와 전복이 듬뿍 들어가 있다. 국물속에 숨은 전복과 해물을 찾아 먹는 재미가 있다.

이 외에도 백숙과 조림, 구이 등의 메뉴들도 있는데 하나하나 내공이 만만치 않다. 손수 고사리를 따러 다니는 주인장 덕분에 사철 제주산 고사리를 즐길 수 있는데 말린 것이나 냉동이 아니라 생고사리라는 것이 더 특별하다. 초록색 고사리가 듬뿍 들어가 있는 ‘고사리제육볶음’은 가격이 다소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고소한 돼지기름에 맛이 푹 배인 생고사리의 진미를 즐길 수 있는 메뉴다.

‘몸에 좋은’ 이란 뜻으로 상호를 모메존으로 지은 만큼 건강한 음식을 선보이는 이 곳의 또 다른 시그니쳐는 문어, 전복, 미역 등의 해산물과 각종 잡곡이 들어간 영양 가득한 백숙이다. 이는 몇 시간 전 미리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오후 두 시 이후엔 예약 손님 위주로만 영업하니 저녁 식사를 하고 싶을땐 헛걸음하지 않도록 미리 전화로 확인 하는 것이 좋다.